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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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여우의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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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밤중에 애기 비명소리를 듣고 놀래가지고“아니 이게 무슨 일이다냐”하고, 밖으로 뛰쳐나가 보았더니, 아니 금메 우리 집 개가 여시를 물고 있지 않는가. 그러니까 여우 울음소리가 꼭 애기 울음소리처럼 울거든. 엉겁결에 개를 호통 쳤더니, 개가 놀래가지고는 물고 있던 여우를 놓아 준 거여. 그러니까 여시가 도망쳐 버렸단 마시.
 그 일이 있은 후 육이오 동란이 나서 가족들이 산성재로 피신한 적이 있었네. 산중에서 피신 하다가 먹을 것이 떨어져서, 가족은 산에 두고 집으로 식량을 가지러 왔는디, 들키면 안 되니까 조심조심 집으로 왔는디, 아 시간이 너무 걸려서 날이 어두워져 불었어.
 그래서 밤늦게 식량을 지고 산성재를 올라 가는디, 마을에서 산중턱까지는 길이 어느 정도 보여서 왔는디, 바람폭포 앞에 까지 오니까, 그곳부터는 길도 없고 너무 어두워서 바람폭포의 바우 위를 짐 지고 올라가기가 무섭고 위태롭기에 그 아래 바우 속에서 자고 갈라고 들어가 누워서 잘라고 하는디, 어디선가 애기 울음소리가 자꾸 나는 거여.
 그래서 입구로 나가 보니까, 여시가 나타나 자꾸 울더란 마시. 소리 질러 쫓고 나서 다시 잠을 청하는데 또 소리가 나는 거여. 그래서 작은 돌로 던져 쫓았어. 그런데 그것도 소용없이 요란스럽게 하도 울어대서 잠잘 수가 없는 거여. 그래서 별 수 없이 일어나오니 글쎄 입구 바로 옆에 큰 독사가 또아리 감고 있지 않는가. 그때야 여우가 사라지고 없대 그려.
 그렁께 내가 우리 집 개에게서 구해준 그 여우가 나의 목숨을 살려준 것이지. 한낮 미물도 그렇게 은혜를 갚은 것을 보고‘아 옛날 어른들이 못된 사람을 짐승만도 못하다고 말씀하신 것이 틀린 말이 아니구나’하고 생각 했지. 세상에 그런 일도 다 경험했다니까, 내가 겪은 일이라 그렇지 남에게 이야기 하면 뭔 그런 일이 있는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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