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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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용수구렁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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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양리에서 용흥리 사이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그 옛날에는 나무로 엮어 맨든 다리였는디, 그 밑으로 월출산에서 흘러드는 또랑이 있고, 그 아래 둠벙은 무지하게 깊어서 용이 살고 있다는 말도 있고, 또 구렁이도 살고 있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다리를 용수구렁 다리라고 불렀어라.
 그런데 용은 하늘에 살기 때문에 없고, 커다란 구랭이를 보고 용이라고 잘 못 말하는 거라고 하기도 했어. 아무튼 비가 엄청 내리고 벼락 치면서 바람이 시게 불면 용이 하늘로 승천 하는 거라고 함시로‘임신한 여자는 절대로 봐서는 못 쓴다’는 말이 있었어라.
 그란디 용흥리에 살던 정씨 부인이 남편을 기다리다가 바람 불고 비가 온께 우산을 들고 남편 걱정에 용수다리 가차이 마중을 나갔는데, 용수구렁 다리 밑에서 막 승천 하려는 용을 보게 된 거야.
 임신한 부인과 눈이 마주 친 용이 갑자기 괴로워서 몸부림치며 포효하면서 불을 내품다가 그대로 쓰러져 몸이 쭈그려 들더니 이무기로 변한거야. 그 모습을 본 임산부는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죽어버린 거야.
 물론 뱃속에 애기도 죽고, 마치 맞게 집으로 돌아오던 남편이 차디찬 아내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울었어라.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는지, 그 눈물이 고여서 용수구렁 다리 아래로 고이기 시작 하더니 방죽이 만들어 진거야. 그래서 그 후 방죽 이름을 정씨 방죽이라고 부르기도 했어. 정씨의 눈물로 맨들어졌기 때문이지.
 꼭 용이 아니더라도, 비바람 불고 번개 치면 임신한 부인들이 뭣 하러 밖에 나가것소, 안 그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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