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오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여러 집이 있고, 박씨들도 살고 또 다른 성씨들이 많이 살고 있어라. 약 사십 년 전쯤 오씨 엄니가 하도 많이 아파서 몸도 많이 붓고 그랑께, 개똥을 주어다가 말려서 후라이판 불에 볶아 소주에 담가서 우러나는 물을 단방약이라고 해서 마시기도 하고 우슬뿌리도 뽑아다가 삶아 묵기도 했는디, 그 일을 그 아들이 학교도 안 가고 엄마를 간호 했어.
그래서 동네사람들이 효자라고 칭찬 소리를 많이들 했어. 그러던 어느 날 오씨가 산에서 갈쿠 나무를 하고 있는디, 갑자기 꿩이 날아강께, 그 오씨가“꿩아 꿩아 내 앞에 뚝 떨어져라, 우리 엄니 약 할랑게”하고, 또 다시 큰소리로“꿩아 꿩아 뚝 떨어져라, 우리 엄니 약 할란다”하고 악을 썼더니 날아가던 꿩이 진짜로 떨어진거라.
참 신기한 일이라. 아니 날아가던 꿩이 밝은 대낮에 왜 오씨가 소리치자 뚝 떨어 진건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어. 암튼 오씨는 그것을 주워다가 엄니가 꿩을 드셨고, 더 이상 아프지 않으시고 몇 년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는디,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우리 동네에서는 효자의 효행에 감명 받는 꿩이 보약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지금 그 효자 오씨는 서울로 이사 갔는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아들만 네 명을 두었고, 아들들 모두 다 겁나게 효도를 잘 하고 산다는구만. 역시 효자 밑에 효자가 생기는가 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