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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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품속에 얼레빗 참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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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이가 천지였지라. 머릿속에 이가 기어 다니고 서카레가 허옇게 더덕더덕 붙어있었어라. 몸에도 기어 다녔는디, 하도 괴라믄 옷을 벗어 이를 잡았어. 바닥에 두고 손톱으로 톡 눌러 죽이면 피가 톡 튈 정도로 이가 빵빵했어.
 머릿속에 낀 이는 손으로 잡았지만 챔빗이 있어야 해. 따뜻하게 해 비치는 토방에 앉아서 엄니가 머리를 빗기면 이가 토독토독 떨어져. 도망가기 전에 얼른 죽여야 해, 손톱으로 눌러서 죽인당께. 내 피를 빨아먹은 놈들에게 복수하는 기분으로 막 눌러 죽였어라.
 전에는 아이고, 여자고 남자고 양반이고 소양 없이 누구나 이가 있었어. 그랑께 참빗은 남자들도 갖고 살았지라. 챔빗 없으믄 게란 것을 참을 수가 없어. 양반도 별 수 없제.
 그란디 희한하게 돼지도 사람하고 똑같이 이가 있어. 엄청 많이 기어 다니고 서카레도 허옇게 붙어있어. 개나 소나 이런 것들은 이가 없고 대신 진드기가 있지. 돼지 이는 잘 먹어서 그란가 이렇게 통통해. 돼지새끼에도 이가 있어. 돼지하고 사람 사이에 이가 옮기는지는 몰라도 이는 몸댕이에서 발생한다고 해.
 돼지가 게란께 돼지 막에다 몸을 박박 문대고 그래. 멧돼지는 소나무 같은 데다 들고 문대고, 흙바탕에 뒹굼시로 이를 털어내. 집에서 다 쓴 챔빗으로 돼지를 긁어주면 그라고 좋아해라. 챔빗 들고 가면 꿀꿀 반기면서 가만히 있어. 돼지나 사람이나 챔빗이 좋단께.
 그렇게 이가 많던 시절에는 얼레빗 챔빗만 있으면 산다고 했어. 어쩐 사람은 신혼살림을 바리바리 싸가도 못 살고, 어쩐 사람은 얼레빗 챔빗만 품고 가도 잘 산다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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