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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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부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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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에랬을 때 부르마 입었어라. 일제시대 해방 전 일이어. 이라고 볼록볼록하게 항아리처럼 생긴 바진디, 학교 댕길 때 부르마 입고 체육했어. 윗도리는 안 입고 부르마만 입으라 했어. 여학생도 윗도리를 벗으라 한께, 가스나들이 챙피한께 부르마를 위로 올려 가슴을 게리고 그랬어. 그라믄 일본 여선생이 쫓아와서 착 잡아댕겨버려.
 그때는 학교를 보통 열 살에 들어가. 열한 살에 들어간 경우도 있고 그랑께, 오륙 학년 되면 열다섯, 열여섯 된께 크네기제. 가슴이 꽤 나온 가스나들이 챙피한께, 부르마에다 말을 달아서 끈으로 쪼매고 다녔는디, 중간 훈련 때 윗도리 벗으라 한께 부르마를 올려서 가슴을 가리제. 그라믄 선생이 와서 여지없이 잡아내려부러. 그라믄 웃통 다 벗고 빤스만 입고 있는 거여.
 남녀가 똑같이 하라는 것인디, 그랑께 말이 되냐 말이야. 그렇게 해 놓고 체조를 시켰지. 일 학년 때부터 교련체육을 했어. 전체 남녀 학생이 운동장에 줄 맞춰 서 갖고 체육을 했어. 가슴 큰 여학생은 울상을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선생님한테 혼나니까. 반항하면 빰을 딱 새려불고 굉장히 엄했어라.
 겨울에도 했어. 웃통 벗고 수건 갖고 마사지 하라 그래. 팔도 문대고, 등거리도 문대고, 여기저기 문대면 벌겋게 열이 나. 튼튼하게 한다고 그라고 하라고 그랬어.
 부르마는 원래 코쟁이들이 입은 속바지여서 짧고 야해. 그랑께 고무줄을 넣어 주름을 잡아 놓은께 바람이 들어서 펑펑하게 볼록 했어. 해방 후에도 한참동안 그것 입었고, 체육한 사람들도 그거 입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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