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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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어머니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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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엄니가 작은마누라 때문에 멸시를 무지하니 받고 사셨어라. 우리 아부지가 작은마누라를 데려다 한 지붕에서 같이 살았는디 그것 땜시 한 많은 시상을 살았지라.
 우리 엄니가 딸을 일곱을 낳고 아들 하나를 얻었는디 하도 딸만 나은께‘딸 낳는 기술자’라 놀렸어라. 애기 낳고나면 우리 아부지가“느그 어메 뭐 낳았냐?”그라고 물어보면, 할 수 없이 기어가는 목소리로“또 딸 낳서라”하면, 아부지가“기술은 좋다, 그라나 딸 낳는 기술은 최고다”하고는 나가 부렀어라.
 그러나 희한하게 작은마누라는 꼭 아들을 낳았어라. 그 해에 작은마누라가 아들 낳으면 뒤따라 우리 엄니가 딸 낳고, 다음에 작은마누라가 아들 낳으면 우리 엄니는 또 딸 낳고 하더란 말이여. 그라믄 한 해에 호적 둘 올릴 수 없은께, 올해 하나 다음해 하나 올렸어라. 작은마누라 앞으로 올릴 수 없은 께 우리 어매 앞으로 올렸지. 그란디 다음해 또 작은마누라가 아들 낳고 우리 어매가 딸 낳으면 사 년 밀쳐서 호적에 올리기도 했당께.
 한 집에서 작은마누라가 애를 먼저 낳아 버린께 우리 엄마는 애기를 헛청에서 낳았는디, 내가 냄새나는 헛청에서 태어났어라. 볏짚을 깔고 낳는디 내가 나오자마자 벼이삭을 집더래. 전에는 홀태로 나락을 긁은께 간혹 이삭이 남아있는 것이 있었는디, 그것을 잡은께 엄니가 놀래서 그것을 뺏었다 해. 혹시나 입으로 들어가면 까랍고 무성께 그랬제.
 우리 엄니가 그 생각만 하면 후회스럽다고 항시 그랬는디“그때 나락을 뺏지 않았다면 크게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 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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