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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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지친 소와 구렁이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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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비 올라고 하면 담에서 구랭이차꼬 나왔는디, 집에서 나온 구랭이는 잡으면 안 된다 했어라, 해코지 한께. 그라고 구랭이는 손으로 잡으면 누린내가 나고 꽃비암은 매운 내가 나. 그건 확실해.
 소가 지쳐가지고 거시기하면 구랭이를 소한테 먹여. 구랭이암만 커도 황구랭이구랭이는 독이 없어라. 독사는 적어도 독이 있은께 조심해야 해.
 그라고 집에 있는 구랭이는 느린디, 그랑께 게우르고 느린 놈보다 능구랭이 같은 놈 이라고 하제. 그란디 구랭이가 물 우게를 이렇게 헤엄치면 손보다도 더 빨라.
 구렁이를 잡을라고 모가지를 잡을라 하면 빨리 잡아도 모가지가 안 잡히고 가운데가 잡혀 그렇게 빨라. 그란디 소 맥일라고구랭이를 잡어 봤어라. 그냥 먹이면 소가 안 먹어라. 껍질이 찔거서 안 깨물어져. 그랑께 그 구랭이를 잡어서 작두로 토막 내 갖고 풀에다 싸갖고, 코뚜레를 잡고 목구멍에다 탁 털어 넣어라. 그라면 아그작 악그작 깨물어 먹어라. 그라면 소가 기운이 나제. 그라믄 일을 잘해.
 옛날에는 봄철에 오지게 쟁기질 많이 했제. 소가 다 쟁기질하고 그랬어라. 경운기도 없고 트랙터도 없는 시절이여서 소가 다 했어라. 그라고 쩌그 바닷가 사람들은 소가 지치면 소한테 낙지를 잡어 먹였어라.
 그라고 우리 할아버지 때 나는 안 먹어 봤는디, 구랭이 고놈을 잡아서 딱 짤라서 기름이 번질번질 한께, 밀가루를 볼라서 덴뿌라같이 튀겨서 먹으면 닭고기보다 맛있다고 하든만. 그라고 그 전에는 약이 귀한께 폐병 환자들도 구랭이 많이 먹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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