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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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우물 속 귀 달린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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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을 가운데가 시암이 있는디, 암만 가물어도 물 양이 줄어들지 않는 시암이어라. 그라고 이 마을 앞에가 논이 한 육십 두락 되는디, 한해 때도 시암에서 두레질해서 모를 심고 다 지었제. 물이 많아서 먹고도 남아서 논을 다 지었어라.
 그란디 한 가지 이상한 것이 있드란 말이시. 내가 젊었을 때 마을 이장 할 때여. 그때는 추석 명절에 항시 시암을 청소를 했는디, 그 때 깊은께 들어가서 두레로 물을 퍼 줘야 돼. 사람이 들어가서 물을 푸는디, 거그서 큰 장어가 나왔단 말이시. 하여튼 그 물구멍에서 나왔어라. 그래서 그 사람들이 그놈을 잡아다가 우리 집에서 등 타갖고 구어서 술 한 잔씩을 했어라.
 그란디 그 뒤로 부터는 물이 딱 장어색이 되어 부렀어. 희부덕덕하니 그렇게 변해 부렀어라. 그랑께 본 사람이면“인자 시암 베러부렀다”고 그랬거든.
(조사자 : 그래도 그 물을 드셨나요?)
 물은 다 먹었제. 그래도 탈은 없었어라. 그때 장어가 하도 큰께, 귀 달렸다고 한 사람도 있었제. 그란디 우리 어머님이 강진에 가서 잘 맞힌다고 항께, 점을 했는디“장어를 잡아먹어서 그랬다”고 하거든. 그 말을 전혀 안했어도 그라고 말 하더래.
 그래서 장어를 대충 비슷한 것을 잡아서 넣으라고 점쟁이 말이 그랬다고 집에 와서 그 얘기를 하든만. 그랑께 청년들이 논을 매러 가다가 쉬지도 않고 냇가에 가서 장어를 잡어서 나한테 줘갖고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서 넣으라고 해서 혼자 갔다가 넣었어라. 그 뒤로부터는 이 물이 좋아졌네. 그것 참 이상하드라고.
 그 이후로는 인자 청소도 않고 당분간은 상수도로 끌어올려 썼는디, 인자 상수도도 와 불고 지하수도 먹고 영산호 물도 오고 그라제.
(조사자 : 지금도 물은 나오나요?)
 지금도 계속 나고 있제. 내가 미신을 안 믿는 사람인디, 그 물을 보고, 장어 색깔로 변한 것을 보고 미신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고, 미신은 지금도 안 믿지만 참 이상한 일이여. 이것은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덜 또래 사람들은 다 알아라.
 그때 오직하면 일본서 나온 사람이 거그 시암앙거서“어야, 물이 장어색이로구나, 큰일 났구나”그런 얘기를 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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