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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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허벅지살을 베어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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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람들은 이혼을 밥 먹듯이 한다하니 말세여라. 우리 적에는 한번 결혼하면 그 집 귀신이 되는 것이 당연 했는디, 어째 그란다우. 결혼 했으믄 자식도 있응께 참고 살아야제, 그렇게 금방 헤어지면 못써라.
 우리 동네에는 남편을 위해 자기 살도 비어준 사람이 있는디, 요즘 사람들이 배워야 해요.
(조사자 : 살을 비어준 사람이 누구에요?)
 저기 정씨 집안 얘긴디, 그 집 며느리가 그랬대. 진짜로 자기 허벅지 살을 비어서 줬대요. 백약이 무효고, 남편이 숨 넘어간께 그랬지라.
(조사자 : 정씨가 실제로 있었던 사람이예요?)
 아믄, 여기서 살았어요. 한 백 년 전에 이 동네에서 살았어라우. 쩌기 저 동네 앞에 있잖아, 거 뭐냐 비석 놔둔 곳, 거기 가면 그 부인 효행빈가 뭔가 있어요. 거기 남편이 정씨인데 그 양반도 아주 효자였어. 아버지 살아생전에 별 것 다 해다 바치고, 죽어서는 삼년상을 지성으로 지내고, 엄니한테도 그렇게 잘 했는데, 부모가 다 돌아가시고는 이제 자신이 몹쓸 병에 걸려서 죽게 생겼는디, 아니 어째 착한 사람들은 그렇게 복이 없는지 몰것어.
 백방으로 의사를 불러 좋은 약을 줘도 안 듣더니, 아무것도 못 먹고 곧 숨이 넘어 간디, 얼마나 급했으면 아내가 자기 허벅지 살을 비어서 남편에게 먹였더니 죽던 사람이 살아났으까.
 그것이 기적이제.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랬겠어. 나는 못 하것는디 대단하지라. 박씨 부인이 피를 많이 흘려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남편은 살아나고 부인은 죽어 부렀어. 시상에 죽어 불면 다 소용이 없다지만, 옛날 동네 어르신들이 그것을 알고 비석을 세워줬어. 지금도 마을 앞에 있는디, 사람들이 그 내용을 모르는 것 같아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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