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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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사람 잡는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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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시가 아주 영악한 동물이어. 백년 묵은 여우를 백여시라 하는디, 사람을 속이는 교활한 놈이지. 이 근방 산에 여시가 많았는디, 머리가 좋아서 약한 사람, 강한 사람을 구분해서 처신했어.
 산에서 나무하고 내려오면 사람 주변을 이렇게 뺑뺑 돌아. 나무하다 어둑해져 내려올 때 조심해야해. 지치고 그라믄 남자라도 여시가 힘이 딸린 것을 알고 달려들 것처럼 가까이 왔다 멀어졌다 함서 뺑뺑 돌아. 그라믄 왜 여시가 물까봐 사람도 따라서 뺑뺑 돌게 될 것 아니요. 그라다 어지러워 주저 않으면 잡아먹어. 쓰러지라고 뺑뺑 돌아.
 우리 동네에 영감이 안온께, 사람들이 뒷등에 가봤더니 여시가 도망가. 가까이 가본께, 영감이 죽어 있어. 사람이 여럿이 오면 여시도 못 먹고 도망가제.
 옛날 어르신 말에 여시가 돌면, 눈감고 나무잡고 섰으라 했어. 여시가 물까 봐 따라 돌며 보다가는 어지러서 자빠진께, 그냥 나무잡고 있으면 여시란 놈이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달라들지 않는다 해요.
 여자는 더 신찬하게 보고 여자가 오면 치매자락을 물고 막 돌면 자빠진께, 여자가 약한지 다 알아. 그란께 영악한 사람보고 여시같은 놈이라 했제. 여시한테 소리쳐도 소용없어. 으쓱한데서 만나면 아무리 소리쳐 봐도 상대가 약하다 싶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아. 가까이 왔다 멀리 갔다 한께 당하제. 그것들이 힘씬 남자한테는 안 대들어. 다 안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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