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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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황치폭포 송장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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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물통골 얘기 들어봤소? 거기 물이 시원하고 아픈 몸을 낫게 하는 신통한 물이라고 유명해라. 그물을 송장물이라고도 하는디, 어째서 그라고 부른지 알아요?
 그 근처에 째지게 가난한 꼽사추가 살았는디, 운이 없게도 아버지가 한 여름에 돌아가셨어. 근디 꼽사는 너무 가난해서 제대로 장려 절차를 밟지 못하고 그냥 아버지를 묻어야 했어라. 옛날에는 돈 없는 사람들은 몰래 놈의 땅에 시신을 묻고 가는 일이 허다했지. 남몰래 감시로 소리 내며 운구행렬이 갈 수 없잖아. 그래서 덕석에 시신을 몰아서 지게에 지고 갔지, 그것도 밤에 몰래 가기도 하고.
 한 여름에는 삼일장 하면 이미 시신이 썩기도 하니 냄새도 나지, 해서 밤중에 서둘러 매장하는 일이 다반사지. 그란디 워쩌코롬 꼽사가 무거운 시신을 지고 가겠어. 가다 쉬고 가다 쉬고 하는데, 마치 거기 물통골을 지나다가 물이 쏟아지는 황치폭포를 보고 지게를 세워놓고 폭포물을 맞았는디, 땀에 젖었던 몸이 시원해지면서 허리가 점점 펴지는 거여. 수십 년간 등이 굽은 꼽추가 갑자기 일어나 바로 선 것이어라.
 얼마나 좋았겠소. 아버지 장례날만 아니면 춤이라도 덩실덩실 치고 싶었겠지. 그런디 사람들이 그 뒤로 그 물이 신통한 물이라며 송장물약이라 불렀어.
 그런디 그 황치폭포는 지금은 쪼그라 들어서 태죽이 없고, 이제는 사람들이 이름도 잊어 버렸는디, 그 자리가 물통골 있는 곳이여. 물통골 물도 효능은 아직 있다고들 하더라고. 그 물은 신경통이나 피부병에도 좋고 만병통치약이야. 거기에 촌닭집이 생긴 뒤로는 안 가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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