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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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허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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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독천장이 이 일대에서 큰 장이었어. 삼호 용당에서 여까지 장보러 오고, 저기 성전에서 밤재 넘어오고, 계곡에서 민재, 가래재 넘어서 여그 까지 몇십 리를 걸어왔어. 엄청 큰 장이었어. 아무리 많은 물건을 갖다 놔도 다 팔려버려. 사람들이 허천 나게 사 간다고 그래서 허천장이라 했어. 영암에서는 컸어.
 독천장에는 일대 바닷가에서 잡힌 해산물이 많고, 소시장이 풍성했어. 문수포에서 낙지, 운조리 많이 나오고, 성재리 쪽에서 맛이랑 기, 대갱이 랑 무지하게 나왔어. 소팔러 해남에서 여기까지 가래재 넘어 와서 안 팔리면 도로 끌고 가고 그랬어.
 독천장은 음기가 쎄서 남자들이 많이 바글바글 거려야 한다고 해서 우시장이 크게 섰어. 독천장 건너가 비래산이 여자 음부형국이라 그런다고 했어. 남자와 여자가 만난께 모든 것이 풍성하제. 독천장에서 소를 사가야 잘 큰다 했어. 뿌사리도 일 잘하고, 암소도 소양치 쑥쑥 잘 낳는다고 모다 여그서 소를 사갔어. 소 팔면 돈이 큰께 주변에 술집도 많고 야바우꾼도 많고, 재키빵도 많았어. 사람이 바글바글 하고 술 취한 사람도 여그저그서 소리치고 그랬어.
 또 독천장을 돌아가는 하천이 있는디, 거그서 장이 서면 비가 온다고 했어. 칠팔월에 비가 안 오면 거그에 장사치들이 물건을 팔았어. 하천에서 여자 속옷하고 쌀조리를 사면 복이 들어온다고 했는디, 그것이 다 음양의 이치에 따라서 생긴 버릇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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