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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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저승에서 마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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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수도가 없어서 모다 시암에서 떠다 먹었잖아. 그랑께 물이 귀하제. 지금처럼 펑펑 쓰면 누가 다 그 물을 떠 오것어. 그래서 재미난 얘기가 있어.
 옛날에 물을 물 쓰데끼 하는 하인 놈이 있었어. 하녀는 물동우를 머리에 이고 동네 우물에서 심들게 물을 퍼 나르고 있는디, 이 놈의 하인 놈은 큰 바가지에 물을 가득 떠서 딱 한 모금 마시고 나머지는 바닥에 쏟아 버리고, 또 세수할 때도 거의 한 동우 물을 다 써버리는 작자였어.
 하녀가 울면서 주인 양반에게 일러받치자 하루는 주인양반이 며느리와 짜고 꾀를 생각해 냈어.
 어느 날 아침, 하인 놈이 보는데서 며느리가 시아버지 세숫물을 떠다 바쳤는디, 시아버지가 노발대발 함시로“세수대야 물이 왜 이렇게 많냐, 절반만 가져오라”고 큰소리로 야단을 치면서“니는 시애비가 아무리 밉기로서니 죽어서 저승가면 생전에 내가 하루 종일 사용한 물만큼 하루에 다 묵어야 한다는디, 요라고 많은 물을 어찌께 묵겄냐?”하면서 세수대야 밑바닥에 쬐깐 있는 물로 세수를 하고 나서, 며느리를 향하여“애야, 내가 물을 많이 쓰면 저승에 가서 고상이 극심할 것인께, 나를 생각해서 제발 숭늉 그릇도 작은 종지기로 바꿔 주라 잉”하며 며느리에게 통사정을 했다는 것이여.
 이 광경을 쩌그서 보고 있던 하인 놈은 그 다음날부터는 하루 종일 물 한 바가지로 마시고, 세수까지 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은 물을 함부로 쓰지 않게 됐다는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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