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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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동굴 속 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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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대사 치를 때 떡은 물론이고. 쌀강정 콩강정 엿 같은 것을 직접 만들었어라. 지금은 다들 사 먹지만, 집안 식구들 모다 모여서 손으로 직접 만든 거제. 산자 만들려면 찹쌀을 미리 한 댓 대 담가놓고, 술을 만들라면 빠르면 한 삼일 만에 딱 되야불제. 술밥을 고슬고슬하게 해서 항아리에 앉혀서 아랫목에 자리 잡고는 솜이불로 뜨뜻하게 덮어두는 거제. 그라면 술 익은 향기가 방안에 술~술 풍겨 나와. 그 술로 대사를 치는 거여.
 그라고 옛날에는 술을 가정에서 못 담게 했어. 그래서 몰래 술을 담갔제. 정제에 고구마 굴을 파고 그 우게다 뚜깽이를 덮은 다음 짚뭇을 덮어서 입구를 꼼췄어.
 그 고구마 굴속에 술동우를 몰래 꼼차둔 것이제. 그라믄 아버지가 술 드시러 갈 때 살짝 뚜깽이를 열고 굴속으로 내려가시제. 굴이 솔찬히 짚은디 삽으로 요리조리 구녁을 파서 발을 딛고 손으로 잡을 수 있게 해놓제.
 파인 구녁을 딛고 내려가서 가정주 한 사발을 벌컥벌컥 들이키시제. 소리를 들어보면 알어. 고구마 굴속에서 캬~아 소리가 나면 아버지가 한 사발 들이키신 거여.
 그라고 한참 있으면 고구마 굴 입구에서 아버지 머리부터 쏙 올라오제. 호랭이가 감나무 타고 올라 오데끼, 아버지가 발판 구녁을 딛고 한발 두발 올라오시는 것이제.
 옛날에는 밀주하다 엥키면 큰일 나부렀응께, 그렇게 술항아리를 숨겨놓고 먹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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