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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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엄동설한 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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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을 쩌그 위쪽에 중산리에. 어렸을 때 들은 말인디, 조선시댄가 언젠가 벼슬을 지내고 내려와서 큰 기와집에 살었어라. 그 사람을 곽 사간이라고 불렀는디. 그 사람 부자가 벼슬을 끝내고 우리 동네서 살았다고 했어라.
 그 사람 부자가 벼슬을 끝내고 내려와서 살 때 여가 충효정인 부암서원이랑 거시기 곽 사간 부암영당도 있어갖고 마을 이름을 부암이라고 불렀다고 했어라. 임진왜란 때 다 불타불고 지금은 터만 남었제.
 그 사람이 중산리쪽에서 살 땐디, 함평 이씨 조상 묘를 이장할라고 한디, 지관이 쩌그 북바우산 꼭대기에 묘를 써야 자손이 번창하겄는디, 곽 사간 집하고 딱 정면으로 묘 안대가 마주친께, 그 사람 집을 옮기거나 허락을 받어야 쓴다고 했어라.
 곽 사간 그 양반은 벼슬도 하고 또 임금님 스승도 하고 내려온 높은 양반이어갖고 함부로 말도 못했제, 그때 당시에는.
 그라고 그 양반이 집에서 뻔히 보인다고 거그다가 못쓰게 한께, 함평이씨 그 양반이 어뜨게 쫓아댕김시로 몇 년을 댕김시로 사정을 해도 인자 묘를 못 쓰게 했다고 했어라.
 그란디 한번은 곽 사간이 인자 동지섣달 엄동설한인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문을 열어본께는 묘 쓸라고 한 자손이 그렇게 춘디, 토제 밑에서 무릎 꿇고 있었다 그말이여.
 그란께 그것을 보고는 곽 사간이 저렇게 후손을 위하고 선조를 위해 효성이 지극한 자손이 있는디, 내가 너무 무리했구나 하고 사과함시로 거그다가 묘를 쓰라고 했다고 했어라.
 그래갖고 그 함평 이씨 자손들이 많이 번창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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