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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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칫간에서 애낳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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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모다 집에서 애를 낳았어라. 산부인과라는 것은 들어도 못 봤고, 돈이 없어서 산파도 못 부르고 집에서 친정어머니가 봐 주던가 시어머니가 받아주고, 아무도 없으면 남편이 받아주기도 하고 그라제.
 그냥 자기 방에서 낳는디, 애기가 하도 안 나오면 칫간에서 낳았어라. 통증이 나도 하도 안 나오니까, 하도 부대끼다, 부대끼다 못해서 칫간으로 갔지. 예부터 그럴 때는 칫간으로 가면 된다고 했어라. 옆집 아줌마는 이레 동안 통증이 왔는데 안 나오니까 칫간에 가서 낳았어라. 바닥에다 짚 깔아놓고 낳아. 거 가면 얼릉 낳는다고 그래. 애 낳는 자세는 짐승하고 비슷하지. 요라고 엎어져서 낳기도 하고, 누워서 낳기도 하고 그라제.
 그전에 시엄시 보니까 짚 밑에서 복 탄다고 넓적다리 밑에다 넣더라고 해. 애기를 다 낳고나면 한 숨 돌리고 볏짚을 다리 밑에 깔아줬어라. 손주가 복 탄다고 애기 엄마 밑에다 짚을 넣는다 그래.
 칫간에 가면 얼척 없제. 옆에는 거름 쌓여있고, 합수통에서 똥냄새 펄펄 나고 그라제. 문도 없이 뻔해 갖고 캄캄하니 촛대 켜놓고 낳제. 그런데서도 잘 낳어. 우리 동네에만 칫간에서 애 낳은 사람이 셋이나 있었어라.
 애 낳은 아짐 말 들어본께, 하루 종일 시달리다가 이러다 나 죽겠구나 싶어서 칫간으로 갔는디, 가자 마자 아기가 나와서 시엄시가 애기를 보듬고, 자기는 어그적 방으로 들어와서 거그서 시압시가 탯줄을 잘랐다 해.
 전에는 칫간에서 난 애기들이 꽉 찼어라. 칫간에서 낳은 이유가 또 있는디, 옛날에는 한 지붕머리에서 같은 해 애기를 하나 이상 못 놓게 했어라. 큰방에서 큰며느리가 애 낳았으면, 작은며느리는 행랑채로 가서 낳고, 행랑채가 없으면 칫간으로 가서 낳았어라. 그것도 차면 놈의 집으로 가서 방 빌려서 낳고 살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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