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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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유천마을 약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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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을 이름이 유천인지는 아유? 유자는‘버들 유’에‘샘 천’자를 쓰지라. 긍께 마을에 있는 샘 주위에 버드나무가 큰 게 있었단 말이여. 예전에는 마을이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작은 산 너메 뒤쪽으로 호리병 모냥으로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 있었고, 그 마을 사람들은 그 샘땜시 생활도 하고 농사도 짓고 했제.
 어느 날 도통 외지인들이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 아주 험한 그지꼴의 남정네가 나타난거여. 걷지도 못하는 그 남정네를 누군가 샘가에 던져놓고 가버린 거지. 사연인 즉 어릴 때부터 걷지를 못한 앉은뱅이 불구인 탓에 동냥을 해가며 포도시 끼니를 때우고 이냥저냥 사는 사람인데 같이 다니던 거지 일행이 버리고 간 것이었던 모양이라.
 거의 죽어가고 걷지도 못하던 이 남정네를 마을에서는 샘물을 먹이고, 밥도 주고 돌봐줬다드만. 우리 마을 어르신들이 가난하지만 아조 인정이 넘치고 착했었거든. 그런데 이 남정네가 며칠 이 샘물을 마시고 벌떡 일어났다는 거여. 기적이 일어난 거지.
 아마 너무 굶주려 운신을 못하던 사람이 먹고 기운 차리고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으네만, 아무튼 이런 일이 있고 나서는 이 샘가에 외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시작했지.‘유천마을에 있는 약샘 물을 마시면 앉은뱅이도 일어난다’는 소문이 나서 샘물을 마시려고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오기 시작했다네.
 그 뒤로 우리 마을을 약샘마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 이 약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고, 이 물을 한 번 맛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했다더군. 마을에서 멀리 시집간 처자들이나 도시로 나간 사람들도 이 약샘에서 물을 길어다 먹고, 그 덕에 우리 마을 사람들은 병도 빨리 낫고 건강하게 장수했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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