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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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사라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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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외지에서 별 희한한 소리를 들었어. 역서는 못 들어본 말인디, 여그 큰골 아래에 사라진 마을이 있다는 거여.
 그랑께 한 칠십 년 전에 들은 얘기여, 전쟁이 일어났던 오십 년도에 군대에 갔는디, 내가 육 관구 육군 본부에 좀 있었어. 그 때 본부 근처에 사는 어느 노인이 나보고“전라도 사투리를 쓰는디,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영암 월출산 큰 골 아래 노암에서 왔다”고 한께, 깜짝 놀램시로“영암 녹체부락이냐?”하고 묻더라고.
 그래서‘녹체부락은 못 들어보고, 노암부락 밖에 없다고 한께, 그러냐고 함시로 자기 증조부때‘녹체부락’에서 살았다는 것이여. 그란디 그 위치가 영락없이 여그 노암부락 뽀작 옆이어. 그 농인 말에 따르면 노암부락 하천 너매가 틀림없어.
 그 노인 얘기로는 전에 자기 증조부가 걱서 살았는디, 백여 년전 일본 들이 쇠꼬챙이하고 오함마를 갖고 들어와서, 산 우게다 꼬챙이를 박은 후로 자꼬 사람들이 싸움질을 하고, 자꼬 사람이 죽어나가더라는 거여. 뭣에 홀린 마냥 아그들도 맨날 죽어나가고 어른들도 죽어나가고, 특히 옆에 바우 부락 사람들하고 싸워갖고 으르렁 거리고 그랑께 부락이 명이 다 됐다는 소문이 퍼진께 일시에 사람들이 마을을 나가부렀다는 거여. 그 때 그 양반 증조부님도 여그를 떠부럿제. 아예 멀리 이사를 가분 것인디 그래도 옛 고향을 잊지 않았나 봐.
 그라고 대부분 녹체 부락 사람들은 하천 건너서 가차이 자리잡았는디, 그것이 녹암부락이어. 그란디 희한한 것은 내가 이 마을에서 삼시로 저쪽에 마을이 있었다는 소리는 못 들었거든. 그랑께 마을 사람들이 사라진 마을에 대해서는 기억하기 싫은께, 암도 말 안하고 살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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