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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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들고양이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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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이상한 경험을 했어라. 집 밖에서 개댁이 한 마리를 만났는디, 희한하게 대빡만 털이 있고, 나머지 몸통에는 털이 다 빠져 있더라고.“망측도 하다, 누가 그랬으까”하고, 그래도 불쌍하다 생각해서 요라고 간께, 안 도망가. 그랑께 그 놈을 잡아서 쨈매 놨어.
 그 때는 하도 쥐가 많아서 이놈들이 고추모를 밑둥에서 딱딱 잘라버려. 그랑께 고양이가 있으면 좋것다 싶어서 고추밭 옆에다 갖다 놓았지. 그랑께 고양이가 계속 울어. 쉬지 않고 운께 쥐새끼들은 안 보여.
 그란디 오~메 이상합디다. 고양이를 갖다 논 다음부터 우리 아저씨가 맬갑시 성질을 부려라우. 툭하면 사고치고, 나만 뭐라 하고 그랍디다. 저 양반이 술을 안 줘서 그라나 하고 술을 주면 더 성질머리 부리고 못 살 것 같습디다. 자꾸 뭘 뿌셔 먹고, 돈 잃고 다닌디, 집안이 그냥 거덜 날 지경이여.
 하도 나를 성가시게 한께, 유월 이십오일 계모임에 가서 그런 얘기를 했더니, 거그 언니들이 단박에 고양이 때문이라고 하더라고라.“개댁이가 그라고 울어 싸면 집안이 망한다”고,“얼른 내보내라”고 합디다.
 그런 소리 들은께 얼마나 겁이 나던지, 집에 오자마자 그 개댁이를 풀어줬더니 어디론가 가 버리고, 그 다음 날부터 우리 아저씨가 괜찮아 졌어라우. 갑자기 점잖은 사람으로 변해갔고 나도 도와주고 그랍디다. 오~메 참말로 희한한 일도 있습디다. 짐승들이 울어 싸면 안 키워야 쓰것 씁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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