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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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물 데려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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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구림서 살다 여그로 시집와 본께 물이 여간 귀하더라고. 애기씨가 물을 떠 와서 본께 구정물이여. 놀래서 물이 왜 이러냐고 물어본께‘데려온 물’이라고 그래. 뭔 소린가 하고 봤더니, 여그는 물이 부족해서 시암에 조금 남은 물을 쪼박으로 조금씩 훑어 와서 그런다 해라. 그라고 평생 물을 데려 먹었어라.
 그 물을 모아서 무등에 지고 와서 집에서 가라 앉혔다가 구정물이 가라앉으면 웃물만 항아리에 부어놨다가 먹었어. 그러면 탈 없이 먹어. 맛도 약간 간간하게 짠 기가 있었어. 저기 구림에서는 물도 맑고 깨끗한 맛이었는디, 여그는 더 간간하더라고요.
 데려온 물하고 방죽에 있는 물은 달라. 데려온 물은 꾸정해도 가라앉히면 마실 수 있지만 방죽물은 못 마셔. 그 물로는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그라제 마시면 탈나요.
 새벽 일찍 가면 시암에 물이 모아 있으면 물을 안 데려도 되지. 먼저 떠간 사람이 운이 좋은 것이여. 그때는 한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했잖아요. 그래서 새벽 일찍 가도 운이 좋아야 물을 쉽게 뜰 수 있었어라. 날마다 물 뜨는 것이 일이었어. 여러 사람이 줄 선께, 한꺼번에 여러 동우를 지를 수 없고 한 동우 뜨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다시 끄트머리에서 기다렸다가 뜨고 그랬제라. 욕심 부리다가는 욕먹고 그래. 하루 종일 물 질러 놓아도 금방 써버려. 식구가 많은께, 항상 물이 부족한디, 먹는 것뿐만 아니라 설거지해야지, 시수까지 한께 금방 떨어져. 겨울에는 미끄런께, 새내끼로 신을 쨈매갖고 다님서 물을 질러먹었지라.
 친정 아부지가 와서 보고는 물도 귀하고, 살림하느라 고상하는 것을 보고 놀래서“그냥 친정에 가자, 가”그랬는디, 내가 참고 여태껏 살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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