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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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죽창으로 고자가 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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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십여 년 전, 늘상 피난 다닐 때 였는디, 삼호에 토벌대가 실탄 쏘기 일주일 전 이야기여. 그 때는 밤낮으로 피난 댕겼어라. 밤에는 산에서 자고 낮에는 집에 와 있당께. 그 당시 내 친구 아버지가 목포서 피난을 와 있었어라. 내가 아버지가 없는 탓에 친구 아버지를 따라 다녔어라. 멀라 그랬는지 몰라도 어른이 있으믄 든든한 느낌이 그리웠나 봐. 넘의 아버지 뒤를 따라가는데, 자기 아들은 업고 가드라고. 그라고 셋이 피란을 가다가 매자리 잔등을 내려오다가 죽창 부대를 만났어라.
 그때 매자리 잔등이 이케 컸어라. 지금은 깎아서 질 만들었는디, 화물차 무게 재는 곳이 거그지라. 저쪽에서 죽창 부대가 사 열로 줄 서서 걸어오다가 맨 앞에 온 사람이 내 친구 아버지한테“너, 어디가?”묻더니,“피난 갔다 오지!”그라드마는 바로 죽창으로 배를 찔렀어라. 내 친구가 아부지 등에 업혀있는 상태에서 그냥 찔러 부렀어라. 죽창이 그라고 날카로운지 몰랐는디, 그것이 친구 아부지 배를 통과해서 친구 불알까지 찔러 부렀어라. 가랑이 벌어진 사이로 죽창이 들어가서 피를 찔찔 흘렀어라.
 친구 아버지가 자빠지는 것을 보고 죽창 부대는 그냥 가 버렸어라. 한참 후에 사람들이 와서 친구는 구했는디, 아부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드라고. 그 친구는 나중에 고자가 되었는지 애를 못낳고 살았어라.
 나는 소 구루마를 타고 왔는디, 죽창 부대의 식량을 싣고 가던 구루마인거 같어라. 거그서 이십리 쯤 가다 내려서 천신만고 끝에 집으로 들어갔어라. 집 밖에서 엄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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