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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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강 건너 등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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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진포구는 영암읍 배날리에서 덕진면 금강리를 연결하는 강물을 건너갈 수 있는 포구여. 물론 포구로 부터 상류로 약 오 리 거리에 덕진 다리가 있었으나, 거까지 돌아댕기기가 너무 멀어서 물 건너다니곤 하였지.
 특히 금강리 장선리 용산리 수산리에 사는 영암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물 건너서 등하교 하는 일이 많았어. 포구에서 물을 건널 수 있는 것은 간조 즉 썰물 때만 건널 수가 있었제. 썰물 때는 그냥 옷 입은 채로 운동화를 벗어 손에 들고 바지를 걷어 올린채로 건널 수가 있었당께.
 가끔 여학생은 남학생의 등에 업혀 건너곤 했는데, 종종 물에 빠져 온통 젖은 상태로 등교하기도 했제. 키가 작은 놈덜은 키 큰 놈덜의 도움을 받기도 했어. 그란디 문제는 밀물이 들어서 수위가 키가 넘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삼십 분 이상 걸어서 위쪽 덕진 다리로 돌아 와야 했어.
 긍게 물이 가슴까지 찬다고 판단 될 때면 용기를 내서 옷을 벗어 가방에 뭉쳐 넣고, 팬티 차림으로 손을 높이 들어 책가방을 들어 올리고 건너야 했지. 그란디 유 월 어느 날이었던가 봐. 학교에서 늦공부를 하다가 그만 썰물 시간을 놓치고 말았지.
 급히 나루터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밀물이 가슴팍에 올라 차고 있었어. 날은 어두워지고, 나는 마음이 급해졌어. 서둘러 옷을 벗어 책가방 한쪽에 넣고 손을 높이 들고 건너기 시작 했제.
 나가 강 가운데 건널 즈음에 옆구리에 커다란 물체가 스치더라고. 자꾸 몸에 닿아 손으로 밀어내려니 물컹물컹 했어. 밀어내면 다시 또 붙고 하여 섬찟한 마음이 들더라고. 건너와 뭍에 올랐을 때 질겁을 하고 말았지. 바로 사람의 시체였어. 어린 마음에 얼매나 놀랐겠어. 혼비백산하여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뛰기 시작했지. 시체가 나 데려 가라고 손짓하며 당기는 것 같았다니께. 두 다리가 후들거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발걸음은 뛰어지지 않았단 말이시, 진짜로. 덕진지서까정 도달 하였을 때는 온몸이 흠뻑 땀에 젖어 있었당께.
 신고를 하자 경찰관들이 전등을 들고 현장을 확인 하였는데. 그 시체는 바로 열흘 전에 영산강 하구에서 익사한 젊은 여자 시신으로 밝혀졌었제. 시신은 물에 퉁퉁 불어 얼굴은 알아 볼 수가 없었고 피부는 온통 갈라 터져 있었어.
 그 일이 있은 후로 학생들은 강을 건너기를 엄청 무서워했어.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배날리에 묘지가 몇 개 있었는데 파란 불빛이 보이고, 그 파란 불빛은 가까이 가면 사라져 버렸다고도 했제. 암튼 나는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몸서리가 쳐져 분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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