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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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코고는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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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부춘정이 있는 조그마한 산을 우덜은 삼각산이라 부르고 자랐지. 부춘정은 한 사백여 년 전에 건립한 이후에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는디,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관련 시문이 여러 편 전해지고 있고, 여기서 살았던 진주 강씨 할아버지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한 번 해 보께.
 강씨 할아버지는 부춘정이 적적하다며 물 건너 나루터 밥집에 자주 놀러 오셨어. 그 집이 우리 집이랑께. 할아버지는 자기 조카 자랑이 대단했는디, 배날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급사에서 출발하여 해병대 사령관까지 한 강모대장이 할아버지의 조카라고 했어.
 우리 할아버지와 강씨 할아버지는 매우 친한 친구로 오랫동안 같이 살았고, 부춘정에서 약주하신 날도 많았지. 강씨 할아버지는 못 고치는 것이 없어, 장날이면 장터 한 쪽에서 여러 가지 고장 난 가정용품을 용접도 하여 고쳐주곤 했지.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부춘정에서 거나하게 취하시고 놀다가, 물 건너 가다가 물에 그대로 빠진 채로 잠이 들어버렸어. 사람들이 아무리 찾아 댕겨도 안 보이든디, 어디선가 코고는 소리가 들려서 가본께 아무도 없더라여. 눈 씻고 봐도 사람은 없고 코고는 소리만 들린께 도깨비 났다고 모두 도망가 부렀어.
 다음날 훤해서 가본께 한 쪽 가탱이로 나와서 여태 주무시고 있더래. 그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웃음이 나. 부춘정만 보면 할아버지들 생각이 많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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