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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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갈퀴나무 따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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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쿠나무는 검불, 솔가리, 낙엽 따위의 땔감이 될 만한 것을 갈쿠로 긁어서 모으기에 갈쿠나무라고 불렸어. 겨울에 땔감으로 갈쿠나무가 엄청 좋았지. 소나무 잎사구를 긁어 모은 갈쿠나무는 화력도 좋고 불 집히기도 편해서 모다 갈쿠나무를 땠어.
 소나무 갈쿠나무는 떨어진 솔잎을 갈쿠로 긁어모아서 큰 둥치를 만들어 집에 지고 와서 겨울에 따뜻하게 땔감으로 쓰고 밥도 짓고 했는디, 째끈한 아그들은 망태에다 꾹꾹 눌러 담어갖고 오고, 어른들은 크게 몰아서 새내끼로 묶어갖고 머리에 이고 온디, 엄청나게 컸어. 이고 온 사람보다 더 큰 짐을 지고 올라면 얼마나 힘든지, 혼자 이도 못해. 그랑케 어덕이나 바우 우게다 놓고 머리에 이어야제.
 그랑께 산에서 내려와서 집에 올 때는 쉬도 못 해. 짐을 내리면 다시 못 올린께, 죽으나 사나 집까지 이고 와야 해. 그라고 살았어. 그래도 갈쿠나무를 많이 해 나야 한겨울 나기가 든든했제.
 그래서 늦가을이나 겨울엔 불을 지피는 땔감 구하기에 항시 집집마다 비상이었지. 특히 바람이 부는 날이면 새벽에 동이 트기 바쁘게 산에 올라 서로 경쟁적으로 갈쿠나무 하기에 온 식구가 매달렸어. 학교 가는 것은 그 다음이었고 결석도 다반사였당께.
 그때 하도 주변 산에서 갈쿠나무를 해 댄께, 면이나 군 또는 산림청에서 단속을 나왔어. 솔잎을 다 긁어 가면 산이 결국 황폐해져서 홍수가 나고 산림녹화에 지장을 준다고 완장 찬 산림계 직원들이 갈쿠나무 한 사람이 있나 해서 뒤지고 다녔지.
 우리들은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지게지고 갈쿠나무 하러 산 속을 헤매야 했어. 월출산 저 위까지 가기도 했당게.
 어쩔 때는 우덜끼리 갈쿠나무 따먹기 게임도 했어. 먼저 갈쿠나무 한 깍지씩 모아 두고 갈쿠를 멀리 던져서 엎어지거나 뒤집어질 때, 가장 가까이에서 엎어지는 사람이 모든 갈쿠나무를 가져가곤 했지. 누구는 힘들어 해 온 나무를 모두 잃고, 해가 져서 빈 지게로 집에 가서 매우 혼나기도 했어. 그런 모습이 다들 지금도 생생하네 잉.
 지금은 아무데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제. 봐 봐, 시방은 사방 데 솔잎이 쌓여있어도 아무도 갈쿠질 하는 사람이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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