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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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해병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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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삼학년 때 육이오가 일어나서 나는 학도병하고 군대도 갔다 왔다네. 덕진리 안모실에 있는 우리 집도 다 불에 타버렸는디, 내 형님이 경찰관을 했제. 그런디 작전 중 후퇴를 못해 장흥 유치에서 잡혀 버렸어. 유격대들이 찾아와 총 내놓으라며 개새끼 동생이라고 몽둥이질을 막 했제. 마침 경찰들이 들어와 내가 학도병을 하게 됐다네.
 덕진에 배치되어 근무 중에 영암경찰서가 이차 습격을 당해 완전 포위돼 버렸어. 위급상황이 생겼으니 본서로 집결하라는 명령을 받고, 덕진, 도포, 신북 병력이 도포에서 만나 진격작전을 하기로 했제. 덕진에서 도포로 가는데, 영암 역리 범바우 쪽에서 따발총을 쏘아디끼고 하더만. 신북 쪽이 늦어서 연락해 보니, 신북은 자기들 포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여. 영암 본서 상황이 급하니 언능 출동하라고 연락해 오후 다섯 시경 총을 쏨시로 영암으로 들어 갔제.
 영암공원과 시내에 있던 유격대들이 목포에서 해병대가 온다고 알려져 급하게 후퇴를 했다는 것이여. 그래서 참 살게 된 것이여. 학도병이 뭔 경험이 있었겠어. 그 때 우리가 열다섯 명인디 열아홉에서 스무 살 정도이고, 경찰이 스물한 명인께 모두 서른여섯 명 소대 병력이였어.
 경찰서에 가보니 실탄도 부족하고 병력도 적어 반죽음 들이드만. 거기에는 일반인들도 많이 피해 와 있는 상황이었제. 쬐금만 늦었어도 몰살당할 뻔 한 것이여. 얼마 있다가 학도병이 해체되어 스물한 살 때 군대 입대하게 됐네. 제주도에서 훈련받고 한라산 사삼사건 토벌작전에 참가 했는디, 그때 보니까 천지가 말이 드만. 한 일주일 작전하고 이십오 톤 배로 속초로 갔는디, 포소리가 막 나.“인자 죽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제. 오십삼 연대에서 또 훈련받고 거제도 포로경비 중대에서 근무하게 됐제.
 참 생각해 보면 죽을 고비가 많았제. 어려운 시절 넘기고 이렇게 살고 있는게 기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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