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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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노루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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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에 살던 어떤 부부 이야기여. 그 집 남자는 남의 집 머슴 살고, 여자는 그 집 부엌에서 일을 했는디, 그 사람들이 처음 우리 동네에 올 때는 애들이 셋이나 있었어. 머스마 하나에 딸내미 둘이 있었어요.
 그란디 언제가 초가을에 논에서 일을 하고 있는디, 노루가 논또랑에서 물을 마시는 것을 보고는“왠 노루가 내 앞에 왔다냐”하고는, 들고 있던 삽으로 때려서 잡아 가지고 집으로 가져가서 애들이랑 같이 묵었어. 그라자 일주일도 안 돼서 큰 아들이 열세 살 먹었는데 급작스럽게 죽어 버리는 거여.
 그래 갖고 손도 못 쓰고 죽어분께, 아들을 묻어 주고는“내가 노루를 잡아먹어서 벌을 받는 갑다”라고 생각하고 집에 왔다 해. 그란디 얼마 있다가, 이번엔 둘째가 다리가 아프다고 걸음을 잘 못 걸어서 병원으로 갔는디, 영암병원에서는 별일 없다고 집에 가라는 말을 하는 것이여. 그래서 집에 왔는디, 삼 일 살고는 죽어버리는 거여.
 그래서 안 되겠다 생각해서는 볏짚에다 고춧대를 쨈매서 불을 질러갖고 마당을 돌고 하는 방법을 했제. 더 이상 뭔 일이 생기지 않게 처방한 것이제. 그란디 얼마 안 있어서 일곱 살 먹은 여식이 갑자기 말을 못하는 거여. 버버리가 돼 분 것이어라.
 그러자 그 집 식구들이 어느 날 밤에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 버렸지. 지금은 어디 사는 지는 몰러. 집에서 키워서 잡아먹는 것은 괜찮지만, 아무 동물이나 함부로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교훈이 되는 이야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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