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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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일본지서와 원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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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그 봉덕마을 근방에 토질이 아주아주 좋은 밭이 있었는디, 뭐든지 심그면 심는 쪽쪽 잘 자라. 긍게 흙이 기름졌던 모양이야. 거기서 나는 채소로 그 집 식구가 다 먹고도 남었은께.
 그란디 어느 날 왜놈들이 들어와서 우리 것 다 빼앗아 가고 먹을 쌀까지 다 뺏어 갔는디, 그 때 왜놈 순사놈이 여그까정 와서 그 밭에다 지서를 세워야겠다고 다짜고짜 뺐어가 부렀어. 그 때는 왜놈들 맘대로 할 땐 께. 뭔 법도 뭣도 없었은께, 억울해도 하소연도 못하고 뺏께 부렀제.
 놈의 것 뺏어가서 왜놈들이 거기다 지서를 짓었는디, 죄 없는 사람들 데려다 돌로 쌓아서 튼튼하게 만들어갖고, 거그다 깜빵처럼 우리 조선인들을 가두어 두고, 걸핏하면 고문하는 소리가 그칠 줄 몰랐고, 죽어 나간 시체가 사방에 버려졌은께, 무지하게 독한 놈들이었어.
 하도 매를 맞아서 살이 째지고, 그놈들 왜 닛뽄도라고 긴 칼을 차고 댕김시로 걸핏하면 단칼에 목을 치고 해서 이 근방에 피가 범벅이었어.
 나중에 해방이 되고 왜놈들이 즈그 나라로 가버리고, 그 지소 건물은 하도 몸서리 쳐지는 곳이라 뿌사 불었어. 암도 거기서 살기 싫응께, 그냥 밭이나 벌어 먹을라고 했는디, 거 이상하게도 뭘 심어도 싹이 안 돋아. 하도 이상해서 물어본께, 거기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많아서 그런다고 해서 당골 불러다 굿하고 제사 지내 구신을 달랬어.
 그래서 맘이 편했는지 작물도 자라기 시작했고. 구신도 없어 졌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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