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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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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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안 와서 미양 나두면 잡피가 막 우거져. 그랑께 비가 안 와서 호멩이 모도 못 심고 남겨두면 그 자리에 피가 막 자라. 미양 잡히면 먹을 것이 없어. 그라면 거그서 자란 피라도 먹어야 해.
 피는 무지하게 독한 놈이라 그 씨가 삼 년이 지나도 다시 또 나와. 그랑께 피는 어디에서도 자라지. 안 뽑고 나두면 시커멓게 뒤덮여. 피를 베 와서 볕가테 나 뒀다가 잘 마르면 털어. 마대 푸대에 놓고 털면 알갱이가 떨어져.
 피 알갱이가 서숙 쌀처럼 생겼는디 거 보다 조금 큰데, 고놈을 도구통에 넣어 갈아. 틋트윽 갈아서 푹 삶아 먹으면 깔깔해. 그것이 피밥인디 맛이 독해도 배 고픈께 먹을만 해. 꼭 올챙이 알처럼 고약해.
 있을 때는 뽑아서 버리는 피도, 하도 먹을 게 없은께 끓여 먹지. 조쌀 죽 쓴 것처럼 껄껄하지만 그것이라도 먹지. 보리하고 섞어 먹기도 하고, 쑥버무리해서 먹고 살았지. 고구마랑 섞으면 단맛이 들어 달큰 하지. 지금은 돈 주고 먹으라도 못 먹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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