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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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왕건의 혼을 찾은 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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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용신이 왕건을 도와서 몽탄으로 피신한 얘기는 많이들 알고 있고, 현종이 남해용신을 찾은 얘기는 잘 모른 것 같아요.
 태조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고 그 여덟 번째 왕으로 현종이 등극했어. 그란디 만주에 있던 오랑캐들이 왕이 정통성이 있네 없네 함시로 괜히 트집 잡아서 개성에 쳐들어왔어. 그때 힘알태기 없는 현종은 몇몇 식솔만 데리고 기막힌 피난길에 올랐는디, 여그 나주까지 피신해 왔어요.
 나주까지 내려온 것은 전설이 아니고 실화여. 다 기록이 되아 있어. 그때가 일천십일년 초겨울이었는디, 나주에서 태조 왕건이 남해용신의 도움으로 견훤을 물리쳤다는 내력을 들었던 것이어. 태조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해준 용한 용신의 얘기를 듣고 감복한 현종은 엄동설한에 남해포를 직접 방문하여 태조가 꿈을 꾸었던 자리에 제단을 차리고 남해신께 감사의 제를 올렸어.
 이때 자신의 처지를 용왕신께 보고하고 개성을 점령하고 있던 거란 오랑캐를 물리쳐 줄 것을 빌었어. 이때가 정월 보름이어. 열아홉 어린 나이에 힘알태기 없는 현종의 간곡한 청에 답이라도 하 듯, 이후 그렇게 드센 거란족이 비실비실 퇴각하기 시작했어.
 현종이 여그서 제사를 지냈는디, 저 멀리 개경에 있던 오랑캐들이 달이 바뀌기 전에 압록강을 건너 퇴각한 것은 참말로 신기한 노릇이어.
 이후 현종은 나주, 송정리를 거쳐 개성에 도착할 수 있었어.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남해신당에서는 국가의 안녕을 위해 남해 용신에게 꼬박꼬박 제사를 지내는 용한 곳이 되었고, 나주 함평 영광 영암 강진 해남 원님들이 모여서 해신제를 올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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