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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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용왕이 준 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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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롱리에 용이 선사한 신비한 해나무가 있어라. 삼백여 년 전에 이 마을에 처음 들어온 윤씨가 이 해나무를 심었는디, 그 과정이 아주 재미나라우.
 서해 칠산 앞바다에 용왕이 살았는디, 딸이 다섯이 있었어. 그란디 막내딸이 얼마나 박색하고 못 생겼던지 어울리는 짝을 찾지 못했어. 짝을 구하기 위해 여그저그 돌아 댕기다가 여그 월롱리 앞 바다에 와서 힘알태기가 빠져서 죽고 말았어라.
 그러자 용왕이 여기 월롱리 윤씨에게 해나무를 주면서 딸을 위해 매월 정월 보름에 정갈한 남정네로 하여금 제를 올리도록 부탁했어라. 윤씨가 심은 해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서 다음 정월 보름에는 마을을 다 덮어 불고도 남을 정도로 커졌어요.
 이듬해 정월 보름에 윤씨는 제를 올렸어. 그란디 며칠 후에 당산 나무에서 벼락 소리가 나고, 가지가 벌벌 떨리더니 엄청나게 나무보다 더 큰 용이 솟아나서 울부짖었어라. 마을 사람들이 놀래갖고 뭔 일인지 알아본께, 제관이 제사 전날 부정한 일을 저지른 것이여라. 그래서 다시 정갈한 남자를 뽑아서 제관으로 삼았더니 잠잠해 짐시로 용이 그 해나무 속으로 사라졌어라.
 해나무 당산을 자세히 보면 꼭 안에 용이 들어있는 것 같은디, 그것이 용왕의 다섯째 딸이 투영된 것이라 해라. 그래서 부정한 짓을 한 사람은 겁이 나서 그 당산나무 밑으로 지나 댕기지 못하고 멀리 돌아 댕겨. 마을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정갈한 제관을 모셔 경건하게 제를 지내. 정월 보름에 지내지라.
그 해, 마을에는 이름 모를 질병이 생겨서 젊은 남녀 이십여 명이 횡사를 하는 변을 당했어. 그 후로 더욱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사람은 겁이 나서 그 당산나무 근처로 통행을 하지 못하고 다른 길로 돌아다니게 되았제.
그리하여 월롱마을은 임진왜란이나 동학난, 왜정시대나 육이오 때를 막론하고 변란으로 인해 부상당하거나 사망한 사람 없이 다행히 화를 면하곤 했지라.
이 마을 사람들은 당산의 은덕으로 생각하고 지금도 정성껏 제를 모시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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