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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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눈감고 묘자리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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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오대조 할아버지 묘가 송산마을 앞에 있는 태산봉에 있었는디. 그 할아버지가 명 풍수여서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도 묘 자리도 잡아주고 이전할 자리도 잡아 주었어.
 그 때는 사람들이 이전 자리를 보러오면“쩌그 산 밑에서 요렇게 내려가면 쪽 꺼진 데가 있는디, 거기를 잡아서 쓰면 괜찮아”하고 현지는 안 가고 방 안에서 터를 잡아 주었다고 했어.
 그라고 마을 사람들이 이 할아버지가 활동하는 반경을 봐. 인자 할아버지한테 부탁하면 나락 한가마니라도 줘야 하제. 그랑께 할아버지가 산에 돌아 댕기다가 오줌이나 똥만 싸고 앉아 있어도 거기가 좋은 자리라 보는지 알고 사람들이 거기다가 묘를 써불었다고 그랬어.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는 할아버지 제자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제자들이 이 양반 묘 자리를 잡아 주었는디, 인자 이녁 손들이 원해서 잡아준 자리하고, 제자들이 잡아준 자리하고는 틀려 불어. 제자들이 잡은 자리는 먼 뒤에 후손들이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그런 것은 생각을 안 하고 만인을 위해서만 좋은 자리를 잡어줬어.
 그란디 그날 저녁에 돌아가시고 나니까, 이 묘자리하고 우리 할아버지 사는 집하고 해서 무지개가 쫙 뻗어 있었다고 해. 거리가 상당히 먼디, 그런 애기가 쭉 내려왔어.
 그렇게 제자들이 좋은 자리를 잡아 줘서 거그다 묘를 썼지. 그런데 중간에 영산호를 막으면서 수리시설 하다가 사단이 생겨 부렀제. 태산봉 아래로 쭉 넘어오면서 할아버지 묘하고 수로가 맞부딪힌 거여 . 정통으로 그리 걸쳐가야 수로를 논디, 우리 집에서 양보를 안했제. 그래서 사업계획을 변경해서 묘 앞으로 요렇게 수로가 났어.
 근데 또 난리가 난 것은 수로가 앞으로 나면서 세멘으로 공고루 쳐 분께, 물이 고여 갖고 물이 절대 안 빠져 부러. 그랑께 아버지가 인자 할아버지 묘 자리 수명이 다 했다고 말씀 하시드라고. 양쪽에 물이 고여서 습지대처럼 되어서 할 수 없이 묘를 옮겼어. 자리는 좋은 자린디, 그렇게 명당인디. 태산봉 줄기를 타고 내려와서 잡은 자린디. 지금은 한 삼백 평 정도 되는 터만 남아있어. 생각해보니 할아버지 제자들의 말이 맞았던 것이여. 후손들을 보고 잡은 자리가 아니고 만인한테 만 좋은 자리다고 다른 풍수들도 다 그래서 결국 이장을 시킨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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