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옛 이야기 도포면
소리내어 우는 용줄

본문

  우리 도포는 일구 서도포, 이구 동도포 그래요. 이곳이 원래 도포면 소재지였는데 메뚜기 데그빡 같은 데다 소재지를 옮겨 놓았어요. 그 당시 반대도 많이 했는데 뜻대로 안 되었지요.
 도포 줄 유래를 보면 이래요. 어렸을 때 보면, 정월 대보름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그들이 자동으로 쪼그만 줄을 만들어 가지고 갖고 놀며 노래를 부르며 다녀요. 줄 당그자고 막 노래를 부름시로 골목골목 돌아다니는 것이지요. 그 아그들 줄 소리를 듣고 어른들도 줄을 만들기 시작해요. 줄을 굉장히 크게 만들었어요. 줄 만드는 과정이 예술입니다. 집집마다 청년들이 돌아다니면서 짚을 걷어서 새내끼를 직접 손으로 꼬아서 만들었지요. 줄을 만들 때는 동도포와 서도포가 정말 살벌합니다. 뭣이랄까, 감정싸움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줄 만들 때 보면 동도포 주민이 서도포에 못 오고, 서도포 주민은 동도포에 못 와요. 왜 그러냐, 즈그들이 줄에다 해꼬지를 할까봐서 그래요. 예를 들면, 줄에다가 면도칼을 댄다거나 무슨 나쁜 짓을 할까봐서 서로 상대편에 못 오게 해요.
 동도포는 암줄, 서도포는 숫줄 그래요. 서로 못 건너가게 하고 신성시 했지요. 특히 여자들은 못 넘어가게 했지요. 그때는 전기가 안 들어왔잖아요. 그래서 밤에 횃불을 피워놓고 줄을 맨들었지요. 다 완성이 되면 마을 공터에 사려놓고 줄 땡길 사람들을 모으러 다녀요. 줄을 만들어 놓고 공터에 여러 날을 놔두면 어서 빨리 땡기라고 줄이 웁니다. 우웅 우웅 하고 줄이 울어요. 거짓말 같지만 저도 줄이 우웅 우웅 하고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도포의 돼지산을 지키라는 소리 같이 들리지요.
 동도포는 도포면 동쪽 주민들을 불러 모으고, 서도포는 도포면 서쪽 주민들을 동원했지요. 그리고 대보름날 마을에 온 사람들에게 막걸리 홍어 안주 정도는 준비해놓고 대접했지요. 풍족한 시대가 아니어서 걸게 대접은 못해드렸지만요. 그때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 리더의 말을 굉장히 잘 따라주었고 줄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어요.
 동쪽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했는데 대부분 서도포가 이겼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서도포 인구가 더 많았기 때문이지라.







Copyright © 영암문화원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