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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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고죽과 월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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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죽이 어느 날 글을 읽다가 문 밖을 쳐다보고 있는데, 대나무 하나가 바람에 하늘거리며 외로이 서 있었대. 차가운 눈 속에서도 생기를 잃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 있는 대나무의 의연함을 보고 불현 듯 자신의 모습인 듯하여 아호를 고죽이라 짓고, 죽는 날까지 그 이름을 사랑했는 갑데. 고죽은 에릴 때 어찌나 총명하든지 사람 이름을 잊어버린 이 없고, 아부님의 영향으로 병법 같은 책도 엄청 읽었다는디, 아마도 변방에서 군무를 볼 적에도 전술에 능했던 것이 에릴 적 영향도 컸을 것이여.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대. 강진에 계신 스승 문하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어. 장흥 출신 옥봉하고 공부를 하다가 심심하여 서로 시짓기 내기를 하였는디, 그 때 띄운 운이 백·운·동 이었다고 하대. 두 사람 다 뒷날에 시문으로 유명한 삼당파 시인이 되었지만, 그 때 만큼은 고죽이 우위에 있어서 멋지게 한 수 읊고 옥봉의 기를 꺾었다는 거여. 옥봉도 그것을 인정했고. 지금은 그 내용을 알 수 없어 아쉽지만, 고죽의 시가 많이 남은 것으로 보아 역시 고죽이 최고였던 것 같아. 지금도 월출산 아래 백운동 정원엘 가면 고죽과 옥봉의 시 짓는 소리가 들릴 것 만 같드랑께. 두 사람은 죽는 날까지 영원한 벗이었다고 하더만.
 또 우리 고죽의 아내였던 임씨 부인은 얼마나 현모양처였든지, 고죽의 글 읽는 소리만 들어도 방해될까봐 아랫것들을 단속하고 뒷바라지를 하셨던 모양이여. 날마다 월출산을 바라보며 수년간 공부를 허신 끝에 뒷날 진사시에 합격하고, 성균관에 입교하여 훌륭한 학문을 닦고, 그 좋은 시들이 탄생하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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