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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신비한 오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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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저수지에서 위쪽으로 한 이백미터 정도 될까? 그 정도 위치에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샘이 하나 있어요. 월출산에서 시작된 수맥이 땅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가 저 들 한복판에서 폭 솟구쳐분 것이제라. 마을에서 꽤 떨어져 있다고 해서 오리샘이라고 하제라. 오리샘 물속에 들어가서 보면 물구멍이 엄첨나게 커요. 시컴해갖고 거기서 물이 팍팍 솟아나오제라. 이만하게 큰 물구멍 보고 있으면 무섬증이 든당께요.
 물이 어찌께 션한지 한여름에도 십분 이상 몸을 담굴 수가 없당께라. 그 물 속에 한 십분 있으면 입술이 퍼래져불고 이빨이 덜덜 떨려분당께요. 온 몸이 오글아들어붐시로 소름이 돋아부러요. 땀띠 난 것이 다 죽어불제라. 웬만한 피부병은 다 나서부러요. 하다 춘께 물 밖에 나와서 햇볕을 쬐고 난 후에 또 들어가곤 했제라.
 낮에는 꼬마들이 오리샘에서 멱을 감았고, 저녁에는 동네 아저씨들이 주로 이용을 했제라. 그란디 가끔은 여자들이 여럿이 떼를 지어 오리샘에 목욕하러 가기도 했지라. 그때는 미리 말을 하고 가서 남자들이 샘 근처에 얼씬도 안 했제라. 일부러 자리를 피해준 것이제. 피부에 좋다고 하니까 여자들도 한 번씩 오리샘을 이용한 것이지라. 그라고 이 오리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사시사철 마르는 법이 없어라. 이 물은 늘 철철 넘쳐서 논을 거쳐 또랑을 타고 저수지로 흘러들어가요. 이 물로 농사를 짓제라.
 여름에는 무척 시원하고 겨울에는 김이 모락모락 남시로 미지근해요. 얼음이 안 얼 제라. 참 신비한 샘이지라. 그런데도 물이 어찌께 맑고 맛이 좋은 지 농부들이나 낚시꾼들이 식수로 사용했제라. 나중에는 동네에 있는 공동우물에 물이 딸리니까 호스를 오리샘에 연결하여 주민들 식수로도 이용했지요. 나중에 상수도가 들어온 다음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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