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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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백호등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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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정마을로 보자면 좌청룡, 우백호가 있어. 좌청룡은 안용당 앞 논 끄트머리 쪽으로 청룡 끝이 되제. 어른들 말씀에도‘청룡끝이 무서운 곳이다. 그곳에 늘 범이 앉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고 했어. 우백호는 양 씨 사업장인 목공 일터에 해당 된다고 봐야제. 하천변에 나무공장도 있고. 그곳을 초빙굴이라고 불렀제. 아조 무서운 곳이여. 낮에도 혼자가면 무서운 데거든. 천구백칠십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거기가 동백 숲이 우거져 있었제. 낮에도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컴컴하게 우거져 있었제. 죽정에서는 그 초빙굴을 백호등이라 하였고.
 하루는 컴컴헌 한밤중에 사랑방에서 내기를 하게 되었다요. 옛날에는 사랑방에 출입할 때 도포를 입고 다녔제. 도포 입은 양반들이 담력 겨루기를 한 것이제.“어디 담력 센 사람 있으면 한 번 나와 봐라. 백호등을 갔다 올래, 청룡끝을 갔다 올래?”한 것이제. 다녀오기만 하면 큰 선물을 줄 것인께 말이여. 그러니까 한 양반이 내가 동백 숲에 갔다 오겠다고 큰소리를 쳤어. 그럼 거기까지 가서 징표로 말목을 지르고 오라고 했제. 그래야 갔다 온 증거가 되니까. 그래서 그 양반이 혼자서 백호등 초빙골을 간 것이여, 그 칠흙같이 컴컴한 밤에.
 그란디 동백 숲에 가던 양반이 큰소리는 치고 나왔어도“깜깜한 밤중에 혼자서 말목 지르러 가는 디 얼마나 무서웠겄소?”거기는 낮에도 혼자 가기가 무서운 곳이라니까.“귀신 나온다고 한 곳이랑께”아무튼 이 양반이 어뜨케든 가긴 갔어. 그 무서운 백호등 동백 숲에 가서 말목을 지르고 나서 일어나려 하는데, 아 누가 도포자락을 딱 잡아땡기는 것이 아니여, 그 순간 간담이 싸늘해졌을 것 아니요, 오메, 귀신이 날 잡아당기는구나! 하는 무선 생각이 들면서 아이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나고 싶은데, 아 이놈의 도포자락이 안 따라오는 거라. 아무리 팔을 휘둘려도 안 되는 것이여. 귀신이 얼마나 쎄게 도포자락을 잡아 땡겨분지, 도저히 해볼 수가 없는 것이제. 그래서 이 양반이 혼이 나가부렀어.
 한편 사랑방에서 내기를 걸었던 사람들은 이제나 저제나 이 양반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제. 그란디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는 것이여. 올 때가 폴세 지났는디, 하도 안 와서 여럿이서 백호등 동백 숲으로 갔제. 동백 숲에 와서 본께, 아 이양반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여. 흔들어 깨어도 기척이 없어. 백호등 귀신한테 놀래서 혼절해부러았고 쓰러져서 숨을 거두어 버린 것이여. 사람들이 자세히 살펴보니께, 아 도포자락이 말목에 휩쓸려 박혀 있었던 거여. 백호등에 다녀왔다는 징표로 말목을 박은다고 박았는디, 말목을 지를 때 도포자락이 딸려 들어가서 말뚝하고 같이 박어부렀던 것이제. 그러니 일어서서 갈려고 할 때 도포자락이 안 떨어지는 것이었제. 그 양반은 그것도 모르고 귀신타령 하다가 혼비백산하여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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