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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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도선국사 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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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그 마을 앞 도로가에 큰 느티나무가 있는디, 그 나무가 천연기념물 이백팔십삼호로 지정 되었어. 그라고 수령이 오백년 되었다고 쓰여 있는디. 그보다 채도 오래 되았어. 도선국사가 심었다는 전설이 있은께, 천년은 넘었다고 봐야제.
 그란께 그 정자나무는 통일신라 말에 도선국사께서 우리 월산마을 주변에다 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고 했는디, 한 그루는 마을 제일 우게 산 밑에다가 감나무를 심어 났는디, 그 감나무가 굉장히 컸었다고 했어.
 옛날에는 감나무 밑에가 정자가 있었다고 했는디, 지금은 감나무도 정자도 없어진지 오래여.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그 곳을 감나무정이라고 부르제. 그곳이 지금은 단감나무 농장이 되었는디, 그렇게 맛있는 단감은 다른 데서는 먹어보지 못 했어.
 그라고 또 한 그루는 우리 마을 우대미 허OO씨 집 대문 부근에다가 느티나무를 심어 났었는디, 왜정 말기에 부락에 돈이 없어서 외지 사람한테 팔아서 농악 악기를 샀다고 하드라고. 지금 생각하면 참말로 아쉽제.
 그라고 마지막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느티나무여.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뱃사람들이나 길 가는 행인들이 쉬어가는 쉼터가 되라고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그란께 언능 생각해도 그 느티나무가 천년은 넘었제.
 지금도 여그 사람들은 그 나무를 신목으로 생각하고 당산제를 지내제. 해마다 정월 열나흔 날 월곡리 하고 성양리 여섯 개 부락민이 비용을 거출해서 당산제를 지내고 있어.
 이 이야기는 우리 조부님한테 들었는디, 정자등 옆까지 영산강 물이 들어와서 배를 그 주변에 묶어 났다고 하더구만.
 지금 그 느티나무 가지가 땅에까지 늘어져 있는디, 그 부근에가 세 칸짜리 주막이 있었고. 그늘막이 있는 자리에 변소간을 겸한 칫간체가 있었다고 했어.
 그라고 주막이 있던 시절에는 돼지를 잡으면 다리며 뭣이며 대가리를 잘라서 느티나무에 걸어 났당께. 또 날마다 느티나무 몸통에다가 왼 사내끼를 꼬아서 금줄을 묶고 정화수도 날마다 떠 놓고. 주막을 들락거리는 사람마다 기록을 했었제.
 왜놈들이 와서 지금 있는 다리를 놓기 전까지는 영산강 물이 들어와서 배가 드나들었단 말이 맞는 것 같아. 배가 드나들고 사람들이 다닌께, 주막이 생겻것제.
 그라고 도선 국사는 여그 월산하고 인연이 겁나 깊제. 이 우게 월산사에서 출가해서 삭발도 하고. 그 옆에 바우에“도선국사 낙발지지”라고 글씨가 새겨져 있단께.
 그란디 그 느티나무가 오백년 밖에 안 되았다고 한디, 말도 아닌 소리여. 내가 주선 해갖고, 나무 나이를 다시 감정해 주라고 민원을 내야겠구만. 멀리서 보면 큰 산이 아니든가요.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천년은 되고도 남제.
 그 나무가 신목은 신목이여. 아 지금은 무당들 말을 들으면 전국 목신 가운데 으뜸이라고 하던디. 한겨울에는 천막을 쳐놓고 굿을 하고 또 으짤 때는 무당들이 한꺼번에 대여섯 명씩 와갖고 신 굿을 한 걸 보면 도선 국사 넋이 들어있는 진짜 신목인 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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