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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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억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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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 때 얘긴디, 별로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여. 이름 대고 말할 수는 없고, 인공 일어난 가을에 후퇴했던 토벌대들이 저기 강진에서 풀치재를 넘어 들어왔어. 거그서 빨치산들하고 총을 쏘며 싸웠어. 그때는 월출산에서 활성산으로 이어지는 풀치재 주변에 숨어 있었어. 밤이면 내려와 젊은이들 데려가고 곡식 거둬가고 그랬어.
 총소리 난 다음날 새벽에 토벌대들이 여그까지 와서 근방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나오라고 해서 쌍정마을에 모았어. 새복부터 놀란 사람들이 머리에 손을 얹고 잡혀갔어. 여그 저그 마을에서 잽혀온 사람들이 쌍정마을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여그 저기서 총소리가 나서 총 맞은 사람은 자빠지고 산 사람은 산 속으로 도망갔어.
 도망가다 잽힌 사람은 총에 맞아 죽고, 빨치산에 가담한 사람은 물론이고 일반 양민까지 총에 맞아 죽은 경우가 허다했어라. 여그 용흥리 탑동에서도 십여 명이 죽어나갔어. 거그는 특별히 빨갱이 마을이라고 해서 더 심하게 당한 것 같아. 그 동네 토벌대 가족이 빨치산에게 죽어서 그랬다고 그래. 토벌대들이 들이닥쳐 마을 사람들을 동네 앞에 모태놓고, 마을 앞에 잽해온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을 숲으로 데려가 총살하고, 젊은 남자들을 데꼬 갔어. 마을 뒤 월출산으로 도망간 사람들은 거그서 총 맞아 죽기도 했어. 그 때 송씨들이 많이 죽었지라.
 또 여그 남풍리에서도 여럿 죽었어. 동네 주민이 그저 총 맞기도 했고, 여그 저그서 잽해온 사람들이 거그서 처형됐어. 쭉 엎어놓고 한 명씩 차례로 쏘아 죽였어. 토벌대들이 그랬당께. 빨갱이들을 도왔다고 그랬어. 재판 같은 것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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