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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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쏟아버린 점심 소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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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파동 여그갯뻘을 막아서 논을 만들어 논께, 비만 오면 질뻑질뻑 빠져싸서, 어디 댕기덜을 못했당께. 발도 빳고 미끄럽기가 말도 못했당께. 그랑께 맨 몸땡이로 댕기기도 솔찬이 심이 들었는디, 이고 지고 댕길라먼 무자게 애랍제.
 여름에 모 심글 때면 비가 와갖고 온 동네길 논길이 미끄럽고 말도 못하게 빠졌쌋제. 점 못밥해서 머리에다 이고 논으로 갈랑께 얼매나 머리 무갓는지 몰러. 어쨌거나 일꾼들 점을 믹에야쓴께 밥해서 머리에다 이고 가는디, 고무신도 못 신었제.
 뻘에 빠지면 팽야 벗겨져분께 신도 안 신고 가는 디, 어찌께나 미끄덩거린지 간당간당 갔다가 허벅단지에 힘을 잔뜩 주고 버팀시로 발꾸락짠뜩 줘가꼬 바닥에 꾹 박히기도 함시롱 어찌께 어찌께 가는디, 아이고 엠뱅헐! 결국은 논뚜렁에서 자뿌라져 갖고 밥이며 국이랑 모다 논뿌닥에 내핑게쳐 불었제.
 아이고 내 팔자야. 울음도 안 나오드랑께. 밥 때는 다 되야부렀고, 도로 밥을 한단 말도 안 나오고 미치고 환장할 일이었제. 그런 험한 시상을 살았당께. 시방 생각해도 한숨베끼는 안나온당께. 근디 지금은 쎄멘 포장하고 아스팔트 깔고 해 논께, 그런 일은 없제. 시상에 빈해도 이라고 빈해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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