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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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나무 지키는 먹구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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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송산마을에 오백년 된 정자나무하고, 삼백년 된 정자나무하고 두 그루가 있었어요. 그란디, 한 그루는 죽고 삼백년 된 나무만 살아서 보호수로 지정 되었지요. 그 나무 이름이 주엽나무라고 한디, 우리 어렸을 때는 전나무라고 부르기도 했지라.
 옛날에는 그 나무속에 구멍이 팡 파져 있었고, 그 구멍 속에 때락 큰 시커먼 먹구렁이가 살고 있었는디, 나무가 죽거나 병들고 시들면 그 흑구렁이가 나오고 동네에 겁나게 안 좋은 현상들이 많이 생긴다고 합디다.
(조사자 : 어떤 안 좋은 일이 일어났습니까?)
 우리 할머니한테 들었는디 정자나무 하나가 죽었을 때는 마을 앞에 큰 저수지가 있는디, 거그서 낚시한 사람이 물에 빠져 죽기도 하고, 마을에 불도 나고, 그라고 젊은 사람이 사고로 여럿이 죽었다고 했어라.
 그라고 우리 마을 뒷산에 삥 둘러 소나무 숲이 있어서 우리 동네 방품림 역할을 하고 있는디, 그래서 우리 마을 이름이‘소나무 송’자에‘뫼 산’자를 써서 송산이라고 해라우.
 그란디 한 사십여 년 정도 되었는데, 그 소나무 여러 개를 비어 갖고 그 해에 정자나무가 시들시들 병이 들고 그랑께 그 흑구렁이가 나왔는디, 동네 젊은이들이 모두 건강한 사람들이었는디, 아 갑자기 한 사람은 산에 가서 떨어져 죽어불고, 한 사람은 차에 치어서 죽고, 한 사람은 이유 없이 시름시름 하다가 죽고, 한 사람은 저수지에서 낚시 하다가 죽고, 어떤 사람은 도시에 가서 싸움에 휘말려 죽어불고 해서 죽은 사람이 칠 팔 명이 갑자기 돌아가셔 부렀어라.
 그 후로 마을에서 정자나무를 살리려고 애를 썼는디, 사년 전에 군에서 나무 구녁도 메꾸고, 군수님이 오셔서 수액 주사도 주고 그래서 도로 살아났지요. 군에서는 그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도하고 노력을 많이 했지라. 그래서 시방은 잘 자라고 있는디, 그라고는 동네가 평탄하게 잘 되고 있어라.
 그리고 우리 마을에 외지에서 젊은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디다. 다른 마을에 비해서 유일하게 많이 들어와요. 기존에는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고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살려고 하는 마을이 되어가고 있지라.
 정자나무가 잘 자라고 있은께, 젊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로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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