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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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만병통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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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대부분 초가집에서 살았지라. 기와집은 마을에 한두 채 있고 다 초가집이었어. 가을 추수가 끝나면 짚 있느라 여러 집이 바빴어. 없는 사람들은 남의 집 일해주고 짚으로 삯을 받았어. 하루 일해주면 짚 석짐 줬어. 한 짐이 볏짚 열 다발인디, 요라고 날씬해서 얼마 안 돼. 여러 날 일 나가서 받아온 짚을 엮어서 지붕을 이어.
 볏짚으로 씌운 지붕은 여름비에 여그저그 썩기도 하고 내려앉기도 해서 한 번씩 이엉 있기를 해 줘야 해. 초가지붕을 새로 씌울라고 썩은 지스라기를 걷으면, 거그서 지네도 나오고 굼벵이도 나와. 굼벵이를 잡아서 볶아. 그 놈을 가루로 만들어 참기름에 또작또작 해갖고 상처 난데 바르고, 먹기도 했어. 배 아프면 먹고, 설사해도 먹고 그래.
 지네도 나오는 족족 잡아. 머리를 쥐면 꼼짝 못 해. 손으로 이빨을 여쪽저쪽을 떼서, 머리 묶고 쭉 늘려서 꼴랑지를 묶어. 화롯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말려. 돈 버는 재미에 무섭고 징그러운 것도 모르고 했지. 지네를 있는 데로 잡아서 참기름병에 넣어. 곰발이 나면 아프고 지네기름을 발라주면 진물이 잽히면서 나아. 상처에도 좋지만 물망댕이뼈다구 쑤시고 아프면 거그에 지네기름을 발라.
 속 창시가 아프면 굼벵이 가루 먹고, 삭신 쑤시거나 상처 난데는 지네기름 바르고 살았어. 집안 상비약이여. 그래도 아프면 점쟁이 찾아가고 그랬제. 정이 안 되것다 싶으면 당골 불러다 치료하고 그랬어. 전에는 병원이 없었어. 도시까지 갈라믄 보통 일이 아니었어. 차가 귀해서 천신만고 끝에 병원에 가도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고, 집으로 가라 한 경우가 흔했어. 죽을 날만 기다리다가 저절로 산 경우도 있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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