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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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아흔 아홉 구비 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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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밤재는 독천하고 성전을 잇는 유일한 길이어. 산이 깊어 아흔아홉 구비를 넘어야 했는디, 지금도 그 길이 있어. 이 밤재를 넘을라면 산적도 조심해야하고 들짐승도 조심해야 한디, 이 밤재 길을 삼호 사람, 독천 사람들이 많이 넘어 다녔어.
 아흔아홉 구비를 다 돌라믄 해가 저문께, 저 아래 지금 저수지 자리에 여각이 있었는디, 거그서 잠을 자고 아침에 넘어가. 여럿이 모여서 넘어가야 해. 열 명 정도 모태서 넘어야 안전한께, 성전에서 올 때나 여그서 갈 때 그라고 떼지어 가. 밤재를 넘기 전에 길초에서 바위에다“퉤”하고 침을 뱉고,“산적 안 만나게 해 주소”하고 말하고 지나갔어.
 삼호 사람들이 꽃게, 참게, 기를 잡아서 가마니에 이고 지고 밤재를 넘어가서 성전 장에 팔거나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팔았는디, 그 당시는 돈보다는 쌀하고 바꿔 와. 차도 없던 시절이라 모다 걸어서 다녔어. 옛날 사람들은 하루에 백 리를 걸었은께 독천서 성전까지는 하루 안에 왔다갔다 했제. 일 보다 늦으면 그 쪽에서 자고 이튿날 와야 한디, 집에 애들이 있고 하면 위험을 무릎 쓰고 넘어오기도 하고 그래.
 산적들이 있어도 사람을 죽이는 잔학한 일은 안 하고 짐을 뺏는 수준이지. 어려서 젊은 여인이 쌀등을 갖고 오다가 다 뺏겨버리고 집에 와서 보니 빈손이여. 당시 산적들은 먹고 살만치 뺏은 것 같아. 집에 굶주린 새깽이들 있은께 할 수 없이 산적질 했것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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