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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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밤길 밝히는 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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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해남 태인에서 열로 시집왔서라. 해남 계곡 태인이 집인디, 거기를 민재마을이라고 해. 그 이름을 따서 민재, 민재하는디, 광암 뒤로 산을 뽈강 넘어가면 거그가 민재여.
 호랭이가 밤에 불 켜준다는 말은 들어 봤는디, 나는 참말로 경험했어라. 우리 아버지가 가차이 살면서 본다고 일로 시집 보냈는디, 아이고 보내줘야 가제. 친정집 몇 번 못 가봤소.
 우리 애기 데꼬 친정에 갈 때 진짜로 본 것인디, 여그서 한낮에 출발해서 광암에 도착한께, 폴새 어둑어둑 합디다. 애기 업고 가다본께 어찌어찌해서 뭐할 때 가면 밤이 돼. 무서워서 어떻게 가나 걱정함시로 바삐 간디, 갑자기 불이 딱 써져. 눈앞에 질이 훤하게 보여. 계속 따라가면서 앞을 불이 써져. 기명색으로 확 비춰져. 빨가도 안 하고 퍼러도 안 하고 기명 색이여. 빛은 질이 보일만큼 돼라.
 질이 환하게 보인디, 우리 집이 민재 태인집인디 거까지 딱 델다주고 뒤로 돌아보면 없어. 대문이 잠겨 있으면“엄마, 엄마”하고 부르면,“오~매 워짠 일이냐, 이 밤중에”하고 문을 열어줘. 엄니한테 호랭이가 불을 환하게 비춰줬다는 얘기를 한께“산신이라 지켜줄라고 그란다”고 그랍디다.
 영암 장북굴에 할머니가 계신디, 시가가 민재라 거그를 자주 넘어 댕겼는디, 그 양반도 거기 갔다 오면 항상 산신이 도와준다고 그랬어라. 장북굴 할머니는 거기 가면 산신이 도와준다고 아예 믿고 갔지.“든든하니 또 비춰줄 것이다”고 믿고 댕겼어. 산신이라 해롭게 하지는 않지. 아들도 없고 영감도 없는데 꼭 재를 넘어 댕기드랑께라.
(조사자 : 불을 비춰준 것이 호랑이였어요? 불빛이 두 개였어요?)
 아니 산신이라 했어. 호랭이는 아니고 보도 안 했어. 그냥 희미하니 질이 보일 정도로 밝은 것이 계속 앞에 가면서 질을 보여줘. 딴 곳은 캄캄하니 질 앞에만 보여. 민재 사람은 다 알아. 그 산에 산신이 그라고 불을 비춰준다고 알고 있어라. 거기 양반들은 호랭이가 산에서 웅~우~웅하고 해도 저 소리가 나면 든든하다 해. 해치덜 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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