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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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깨복쟁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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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렸을 때는 생활이 궁핍해서 못 먹고, 못 입었어라. 형제들끼리 옷 물려 입은 것은 보통이고, 떨어지고 헤진 곳을 바느질해서 입었제. 누더기 옷도 흔하게 입었고, 여름에는 아예 바지를 안 입고 불알을 덜렁거리고 댕겼어.
 그 당시는 아래가 터진 바지가 있었는디, 똥오짐 못 가린 애들 옷인디, 웬만큼 큰 놈들도 터진 바지 입고 고추를 내놓고 다녔어. 그래서 그런 친구들을 깨복쟁이 친구라고 하지.
 그라고 깨벗고 댕길 때는 장남감이라는 것이 없어서, 나뭇가지를 깎아서 칼싸움도 하고, 총이라고 들고 다니고, 손을 모아 입에 대고 나팔도 불었어.
 깨복쟁이 친구 중에는 흙을 먹었던 친구도 있었는디, 집 벽체 황토 흙을 뜯어 먹었는디, 과자처럼 꼬스름하다 해. 얼마나 배아지가 고팠으면 그랬것어. 배가 빵빵하게 나와 가지고 누런 코를 훌쩍거리고 댕겼어.
 깨복쟁이 친구끼리는 변소도 같이 댕겼는디, 기다랗게 뚫린 변소에 서로 쳐다보고 앙거서 낄낄거림서 똥을 누고 그랬어, 고추를 내놓고 누구 오줌이 멀리 간가 시합도 했어. 깨복쟁이 친구하고는 늘 붙어 다니며 목간도 하고, 불장난도 하고, 얼음도 지치고 사철 함께 놀러다니며 살았어. 그때는 하도 놀러만 댕긴께 모가지고 발목댕이고 시커먼 때가 있었는디, 서로 봄시로“까마구가 친구하것다”고 놀리며 놀았어.
 촌이라 그랬는지 도시에서 안살아 봐서 몰 것는디,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아나서 깨복쟁이 친구가 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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