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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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우물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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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마을에 우물 하나 갖고, 온 동네 사람이 사용했어라. 집안에 우물 갖은 사람은 부잣집에나 가능한 일이었어. 멀리 있는 마을 공동 우물까지 가서 물을 이고 지고 오는 일은 보통이 아니었어. 자기 집 정게 앞에 우물이 있는 집안은 선망의 대상이지. 우물 있는 집이 최고라 여자들이 시집을 잘 와.
 우물을 팔라믄 놉을 사야 해. 너댓 명은 사야 시암을 파제. 몇 날 며칠을 묵으면서 파 내려가야 해. 큰 공사여. 물이 나올만한 곳에 터를 잡고 한 일곱 여덟 자 너비로 파 들어가. 곡괭이로 파고 삽으로 퍼 내. 깊이 들어가면 자새를 만들어서 도르래를 이용해서 통으로 끌어올려야 해. 밑에서 파고 위에서 흙을 끌어올려 한 쪽에 부려. 어지간한 깊이에도 산더미 같은 흙이 나옵디다.
 고사도 지내제. 물 잘 나오라고 지내기도 하지만 사고 없으라고 지내제. 우물 파다가 사고 많이 나. 한 번은 아득하게 파 들어갔는데 흙을 올리다 흙삼태기를 잡다가 미끄러져 우물 속으로 떨어졌는디, 밑에 있던 사람이 맞아서 허리가 부러진 경우도 있었어라.
 시암에는 계단이 없어서 올라오고 내려가기가 심들어. 그러다 미끄러져 사고 나는 경우도 있어. 그래서 오줌마려도 거그서 싸야 해. 새껏 먹을 때도 타레박으로 내려줘서 걱서 먹어. 하루 왠 종일 밑에서 일하고 저녁에 일 끝날 때 올라옵디다.
 운이 좋아야 물길이 빨리 나온디, 모래가 나와야 해라. 바위가 나와서 그 사이로 물이 나오면 좋고. 물길이 있는 곳까지 내려가면 주변이 촉촉하니 서늘해. 그런 곳에서 물이 한 대접 정도 모타지면 얼른 노깡을 묻어야 해. 돌을 쌓기도 하지. 서둘러 하지 않으면 물이 금새 차올라. 그라믄 물 퍼낼라믄 심들어. 그랑께 얼른 작업해야제.
 돌을 쌓는 일은 아무나 못 해. 석공들이 해야 해. 안 그라믄 무너져. 여그 저그서 돌을 모아와서 차곡차곡 쌓는 일이 보통이 아니여. 품이 많이 들어가고 기술자 없이는 못해. 노깡은 더 쉽제. 쉬운디 구하기가 어려워. 주문해서 맨들어야 해. 나중에는 시멘트 노깡을 사용했제. 옹기로 구운 노깡을 하나씩 끼우면서 석회로 메꿔. 그래야 건수가 안 들어가서 좋아. 벽 사이는 흙으로 다시 채워 넣어감서 차근차근 올라와. 돌도 마찬가지여. 계속 쌓아 올라오면서 틈을 석회로 메꿔나가. 물길이 좋은 곳은 급하게 차오른께 밤에도 작업을 해야 하드라고.
 샘이 다 만들어지면 물을 퍼내고, 깨끗한 물 달라고 용왕님께 고사를 지내야 해. 물인께 용왕이여. 남자들이 해. 여자들은 부정 탄다고 피하지라.
 작두 시암 나오고 부터는 시암 파기가 훨씬 쉬었제. 일본 사람들이 가져온 것인디, 물을 붓고 우알로 펌프질을 하면 물이 나오는 시암이 있었어. 그것 팔 때는 좁게 파도 돼. 밑으로 파 들어가다가 물이 나오면 거그서 사람 키 만큼이나 더 파 내려가서 항아리를 묻고 파이프를 설치해. 그라고 반반한 도팍을 차곡차곡 쟁여. 거그에 물이 차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어. 어느 정도 물 나오는 높이 이상으로 쌓이면 흙으로 덮어. 완전히 덮어야 흙물이 안 나와. 파이프만 남기고 잘 묻어야 건수가 안 나오고 물도 잘 나와.
 그런 작두시암이 나오고부터 여러 집에서 우물을 갖기 시작했지, 그 전에는 마을 공동 시암으로 살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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