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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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만물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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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친정아버지가 농업박사 였는디, 그랑께 구장이었제. 지금 같으면 이장인디, 농사를 지으면 키가 질고 짧은 것이 하나도 없이 가세빤듯하게 짤라분 것 같다고 했어라. 그랑께 남편이 처갓집에 오면 항시 그 말을 했어라.
 농업박사 학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버님이 그 옛날부터 연구함시로 하다 농사를 잘 지은께, 주변 사람들이 농업 박사라고 했지라우.
 그랑께 보리도 심거도 보고, 어뜬 놈이 많이 난가 볼라고 보리 모종을 부서갖고 앵게도 보고 뿌려도 보고, 또 모판에다가 모종을 부서도 보고, 모판도 이렇게 판때기에다가 이렇게 전부 박아갖고, 모판을 깍 눌러갖고, 거그다가 나락 둘씩 심어갖고, 인자 모가 크면 땡긴 모도 해보고 그랬어라. 나 그런 것 무지하게 해 봤어라. 지금 인자 여그서는 안하지만 별 거시기 실수 안 해보고 다 해봤오.
(조사자 : 땡긴 모는 어떻게 합니까?)
 물에 들어가서 에다가, 이 이렇게 있으면 이 고랑에 댕김서 구녕을 크게 해갖고 하나씩 둘씩 세씩 모판에 키워서 이렇게 땡기면 밑에가 무겅께 서는디, 고르지는 안제. 그래도 수확은 많이 나제.
 똑같이 한 평씩 해갖고 수확해봐, 어뜬겄이 만이 낭가 볼라고. 이렇게 보리 고랑이 있으면 세 줄씩 심기도 하고 앵긴 것도 심고 한디, 개머리 마니로 생긴 것 만들어갖고, 이렇게 딱 해서 치수까지 만들어갖고 감어서 심고, 또 이렇게 감어서 심고 그랬는디, 그것은 덜 나든만. 그라고 인자 보리를 가을에 가요 안. 그란디 팔월 달에 일찌거니 보리 종자를 뿌려갖고 싹이 나면 싹 비어서 다시 싹이 나서 수확하면 고개가 적어서 덜 나라.
 인자 싹을 빈 것이 많이 난가, 심은 것이 많이 난가, 뿌린 것이 많이 난가 봉께, 뿌린 것이 제일 많이 나라. 이렇게 뿌려서 간 것이 많이 난께, 내중에는 다 치워 불고 뿌린 보리만 갑디다.
 그란디 땡긴 모는 제대로 커서 폭이 커가지고 열이 좋기 때문에 땡긴 모가 심은 모보다 더 많이 나든만. 보리는 뿌린 보리가 많이 나고, 모는 땡긴 모가 많이 나고 그랍디다.
 그라고 고구마도 심으면 이렇게 길게 순을 길러서 똑똑 잘라서 심어. 그냥 꼽아서 심은 놈보다 잘라서 심은 놈이 더 많이 나와. 그것도 평수로 해서 해봤제. 그라고 짤라서 심으면 양쪽에서 자른 데서 고구마가 달리든만. 그라고 크고 작은 것이 없이 고롬 하든만.
 그렇게 해서 우리 아버지는 농학박사란 말을 들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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