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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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여름 칠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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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때 우리 아버님이 괜찮게 살았는디, 그 당시 무역업을 함시로 인천에서 함경도 원산으로도 가고 그랬어라. 지금 같으면 이북이제. 부산으로 갔다가 일본으로 가서 오사카에다 도매상을 차리고 큰 장사를 하고 그랬어라.
 아버님이 무역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제. 그 때 쩌기 남산포 원둑을 막다가 인자 돈이 부족한께, 쪼금 덜 막고 다시 일본으로 돈 벌로 들어 갔제.
(조사자 : 원둑은 일본 사람이 막지 않았나요?)
 아버님이 그 당시에는 무역업을 한께 돈 잘 벌었는 모양이제. 돈이 있은께 원둑을 막었는디, 막다가 인자 돈이 부족한께, 다 못 막았어라. 삼분의 이는 막고, 나머지는 못 막고 다시 돈 벌로 일본으로 들어 가서, 일본에서 무역업 하다가 대만 쪽으로도 가고 그랬어라. 인자 돈 벌어갖고 나중에 나머지 막을라고 했는디, 일본 사람들이 나머지를 막어 부렀어라.
 아버님은 인자 오사카에서 사시다가 원둑도 막아 부렀고 그래서 본인 고향에 왔다가 정착 할라고 초가집 하나하고, 논도 자작으로 서말찌기나 사놓았더라고.
 나는 일본에 있어서 아버님이 돌아 가신지도 몰랐제. 일본에서 돌아온께 그런 얘기들 하드라고. 아버님은 그때 칠월 달에, 칠월 달이면 무지하게 더운지, 칠일장을 했드라고. 여름에 칠일장 하면 송장 썩은 냄새가 겁나게 나제. 임금이라면 모를까, 그 한 여름에 칠일장 한 사람은 없어라. 냄새기 천지를 진동한디 어찌게 할 것이요.
(조사자 : 왜 칠일장을 하셨을까요?)
 그때는 배고픈께 하다못해 뭣이라도 먹일라고, 마을 사람들이 배고픈께, 마을 사람들 좀 먹게 할라고, 탁백이나 고기 한 점이라도 먹일라고, 여름에 냄새나도 칠일장을 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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