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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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귀신보다 무서운 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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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야기 좀 하께라우. 내가 열일곱 살 때 시집 왔는디, 열아홉 살에 육이오가 닥쳐갖고, 그때 얼마나 때려부렀던지 이 삭신이 말도 못해. 경찰이 인정사정없이 막 때려 부렀어라.
(조사자 : 왜 경찰이 때렸어요?)
 그랑께 그 사람들이 공동묘지에다 굴 파고 삼시로 밤에 와서 순돌네 큰 집에서 밥해주라고 한께, 밥 해주고 고발을 안 했는 모양입디다.
 그때가 정 이월달이라 무지하게 추웠제. 그랬는디 경찰들이 와서“니가 젤로 각시다”고 그람시로“그 사람들 얼마나 좋은 일시키고 반란군들 심부름 얼마나 했냐. 불어라.”그라고는 늙은 경찰이 장작개비로 날 무지하게 뚜드렀어.
“나는 아무것도 할지도 모른다고 시집만 일찌거니 왔제 모른다”고 했더니, 늙은 경찰이“반란군 밥해주고 보고 안 했다”고 함시로 어뜨게 장작으로 때렸는가, 구신보다 경찰이 더 무섭디다.
 땅에다 앉혀놓고, 양쪽 더수기를 막대기로 때리고, 장작개비로 막 때립디다. 내가 열아홉 살 먹었은께, 시방으로 보면 막 고등학교 졸업할 나이제. 시집만 왔제, 애기여.
 내가 오직하면 본 사람마다 얘기 하것오. 내 삭신이어도 나도 몰라. 이라고 앉아 있으면 말도 못하게 개라도 대게 긁지도 못해. 삭신이 아픈께.
 전에는 집 뚜드려서 가마니도 치고 그랑께 메댕이도 있었는디, 인자 메댕이를 딱 자빨쳐 놓고 매댕이 우게가 앉으라고 하대. 앉은께 젊은 경찰은 때리지는 안튼만.
 앉혀놓고 다리를 요라고 뻗으라고 하대, 아주 피지 말고 이렇게. 그라고 여그 두 다리 우게다가 짝대기를 대고 여기 뚜들면 못 걸어 댕긴다고 그라고 으름장을 놓든만.
 밥나 모른다고 한께. 여그 목에다 총을 딱 대고, 총 사실을 넣어갖고“이래도 이래도 안 불꺼냐”고 함시로, 나보고“보통이 아니고 통이 크다”고 그랍디다. 그래도 모른다고 했제.
 그래서 이 말 한자리는 했제.“쩌그 외딴집이 우리집인께, 나 죽일 라면 거그다가 데려다 놓고 죽이쑈. 그래야 어른들이 아꺼 아니요.”그랬어.
(조사자 : 왜 말을 안 했어요?)
 내가 말하면 밥해준 그 가족들 다 죽일것 아니요. 순돌네 큰집에서 밥을 해 줬는디, 그 사람 형제간들도 다 잡어 갈거고, 그라고 순돌네 집 마당에서 나를 때렸는디, 한 사람씩 한 사람씩 데려다가 물어보고 때리고 그랍디다.
 내가 죽으면 숨져부면 잊어 불랑가 모르제. 생갠 안 잊어 부요. 지금도 삭신을 못 쓰고 있지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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