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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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처녀 공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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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해방 전 일재 때는 그 친일파라고 한 것이 뭣이냐 하면 여그 관청에 댕긴 사람은 다 친일파여라. 여그 면장도 그때 당시는 일본 사람이 면장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 면장을 했고, 면 직원들도 전부 한국 사람들이여라.
 그라면 이 사람들이 뭣을 하냐 하면 그저 크네기 공출이었어라. 예를 들면 크내기들은 머리를 땋고 댕긴디, 열두 살 먹으면 쪼간 어리고 열네 살 먹으면 모두 머리를 땋고, 낭장을 하면 결혼하고 머리를 올렸다고 유부녀라고 안 잡아가고 크네기들만 잡아갔어라.
 그라면 크네기들을 누가 잡아가냐 하면 일본 사람들이 안 잡어가고 다 한국 사람이 잡어가라.
 그랑께 열세 살이나 먹으면 크네기도 머리를 올려 불어라, 안 잽해 갈라고. 그라고 열네 살이나 열다섯 살 정도 먹으면 시집을 보내 불고 그랬어라. 일본으로 안 잽해 갈라고 그냥 여워 불제.
 그란디 모다 숨어분께, 각 마을에서 착출한 숫자를 할당 했다해라. 이 마을에서 두 명, 저 마을에서 세 명, 이런 식으로 했는갑서. 그랑께 마을에서 딸 있는 사람을 불러놓고 구지뽑기를 시켜. 그래서 당첨되면 딸을 보내야 해. 그런 소문이 있었는디 여 마을에서 처녀 공출됐다는 소리는 못 들었어라. 다들 미리 여워 불고, 도망가서 숨어 불고 그랑께 못 뺏어갖는 갑이어라. 어떤 애비가 딸 공출가는디 구지뽑기를 하것는가. 맞아죽어도 도망가 부러야제.
 처녀아이 잡아갈라 했던 일본 놈들은 인간도 아니여라. 거 뭣이냐, 총알 맨든다고 유기그릇이나 곡식 뺏어간 것은 차라리 그런갑다 한디, 어치케로 사람을 공출한당가. 말이 안 되지.
 큰 머리 쓴 일본 사람들이 시킨 대로 다 해. 크네기 공출할라고 잡어갈라 하고, 곡식이나 놋쇠 그런 것 뺏어간 사람들도 우리 한국 사람들이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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