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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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물소형국 안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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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전에 옛날 어른들한테 말만 들었제. 그랑께 문수포 마을인디. 처음에는 우리 마을이 여그 여끝 형국이 물소 형국인디. 무소형국 이라고 무수개 라고 불렀다고 했어라.
 그라고 지금은 바다가 막어져부렀는디, 쩌그 한 일 키로 쯤 된 곳에 큰 안이라고 작은 돌섬이 하나 있는디. 물이 허벌나게 들어도 거그 꼭대기는 물이 안 차. 거가 소 말뚝이여, 소를 메는 말뚝 섬. 그라고 중간에 작은 안이 가 있었는디 없어졌어라.
 그라고 여 끝에 큰 당소나무 두 개가 있는디 그것이 소뿔이여. 그라고 그 아래 바위가 소 핑갱 바우고. 지금은 잡목들도 많이 나고 공사한다고 흙으로 미어갖고 멋이 뭔지도 모르것어라.
 여그 바다 막어갖고 논 만들고 도로 냄시로 금강기업이 공사했는디, 돌이 겁나게 엄청 필요하거든, 그랑께 그 섬을 폭파할라고 하드라고라.
 그래서 마을 사람들하고 내 조카가 경운기에다 재첩을 한 나 싣고 가서 그랬제. 이만저만 해서 소고삐를 빼불면 우리 마을이 뭣이 되겄오. 소 말뚝이 빠져갖고 소가 도망가부면 우리 마을은 망해불 것 아니요. 당신들 알어서 해부쑈. 그래서 바우를 못 털게 하고 경운기를 거그다가 놔두고 이놈까지 폭파시켜부쑈 하고 와부렀제.
 그래서 그 큰 안이섬이 지금도 그대로 있어라. 그라고 저 도로 난 데가 소 구수통인 구시듬봉도 있었제. 거그서 낚시질도 하고 그랬는디, 지금은 흔적도 없어져 부럿어라.
 여그 우리 집 마당에 저 시암이 바로 소 물통이여, 소도 물을 먹어야 산께. 저 시암도 역사가 깊제. 어르신들 말을 들어보면 한 몇 백 년은 되아라. 우리 어렸을 때 마을이 칠십 호가 넘었어, 그때는 식구들도 많했제. 그래도 저 시암물 하나로 동네 사람들이 다 먹고 살았어라.
 여그 바다가 세발낙지 본산지제. 이쪽 사람들은 여름에 소로 쟁기질하다가 소가 쓰러지면 낙지를 산 채로 소한테 먹였어라. 그라면 소가 불뚝 일어나서 일하고 그랬다고 했는디, 그랑께 우리 마을이 무소형국이고, 소머리 앞에서 낙지가 많이 난께 소도 건강하고 우리 마을도 잘 살았는디, 바다 막어분께 지금은 옛날보다 훨씬 못하제. 그래도 말뚝섬 폭파 못하게 지켜갖고 우리 동네 사람들 열심히 살고있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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