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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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꽃게 잡다 죽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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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꼭기 잡으러 갔다가 죽을라다가 살아난 야근디, 인자 너이 생갠 처음으로 그쪽 바다를 갔어라. 쩌그 무안쪽 태촌이라는 데를 갔어라.
 그란디 전날 비가 무지무지하게 많이 왔어라. 그랑께 웃물이 엄청나게 내리제, 그라고 처음 간 데여서 바다 속을 모르제, 그날이 다섯 물이여서 물도 엄청 급하게 들 때여라.
 그란디 그날따라 기가, 기가 아조 이렇게 구멍이 뚫어져갖고 잡기가 엄청 좋드라고, 나 혼자서 기를 망태기로 다섯 망이나 잡었어라.
(조사자 : 한 망태기가 몇 키로나 나가나요?)
 한 오 키로 정도 나가요. 그래서 밀고 나온디, 물이 막 발뒤꿈치를 따라 온지 금방 금방 물이 따라와라. 얼매나 바삐 온디, 인자 갓이 얼마 안 남었는디, 바닷물이 딱 들어 부렀어라. 번질번질하게 얼마나 무선지 몰라라.
 그란디 쩌 쪽에가 번등이 있는디, 거까지는 못 가것꼬, 그라면 으째야 쓰까 하고, 이리 넣어 봐도 키가 넘고, 쩌리 너 봐도 키가 넘고, 물은 배락 총소리나게 들어오고, 웃물은 많고, 인자 아무래도 안 되것다 하고, 그 다섯 망태를 다라에다 담아서 뻘에다 넣고, 발로 밟아 불고, 내가 살어야제, 기고 멋이고 소용없고, 막 수영을 했어라.
 잘 하지도 못한 개꿀탱이 수영을 해갖고, 가에 나왔어라. 나는 인자 살었는디, 기는 다 땡개 불고 왔어라.
 그란디 저 사람 서이는 못 나오고 오글오글 해갖고 있는디, 살려야제. 저기를 본께, 연밭에서 세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디, 거가 겁나게 멀어라. 바다에서 인자 막 죽동살동 수영해서 나와서 오지게 뻐치제. 그래도 거그를 인자 디지라고 뛰어가서“사람 좀 살려주라”고 소락데기 친께, 청년들이 오도바이 타고 막 때꾸리에다가, 차 주부낭 갖고 가든만, 나는 땡게 불고.
 인자 가봉께 한 사람은 건져놓고, 또 한 사람 건지고, 시 사람 다 건져 내드만. 인자 건져 났는디 달달 떨든만, 무서워서 떤다고 하더라고.
 그란디 건질 때 본께는 궁댕이주부 가운데로 쭉 들어가서 퐁 빠쳐 불고, 발은 하늘로 치켜져갖고 건지든만.
 그 다음날 기 있는 데를 가본께, 기가 즈그들끼리 다 씹어서 못 쓰게 되아부렀는디, 산 놈만 치래갖고 해남장에 가서 폴아서, 맥주랑 소주랑 담배랑 다 사갖고 가서 건져준 청년들이랑 그 동네 사람한테 다 주고 왔어라.
 그 뒤에는 그쪽 바다로는 한 번도 안가고 딴 데로만 댕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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